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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학가 6

영부, 精山 2010. 11. 30. 07:09

내 역시 사십 평생(四十平生)

해음(害蔭) 없이 지내나니 이제야 이 세상에

홀연(忽然)히 생각하니 시운(時運)이 둘렀던가

만고(萬古)없는 무극대도(無極大道) 이 세상에 창건(創建)하니

이도 역시(亦是) 시운(時運)이라 일일시시(日日時時) 먹는 음식

성경이자(誠敬二字) 지켜내어 한울님을 공경하면

자아 시(自兒時) 있던 신병(身病) 물약자효(勿藥自效) 아닐런가

가중차제(家中次第) 우환(憂患)없어 일년 삼백(一年三百) 육십일(六十日)을

일조(一朝)같이 지내가니 천우신조(天佑神助) 아닐런가

 

차차차차 증험(證驗)하니 윤회시운(輪廻時運) 분명(分明)하다

어화세상 사람들아 이내 경계(警戒) 하는 말씀

세세명찰(細細明察) 하온 후에 잊지 말고 지켜 내어

성지우성(誠之又誠) 공경(恭敬)해서 한울님만 생각하소

처자(妻子)불러 효유(曉諭)하고 영세불망(永世不忘) 하였어라

아동방(我東方) 연년괴질(年年怪疾) 인물상해(人物傷害) 아닐런가

나도 또한 이 세상에 편답주류(遍踏周流) 하다가서

어진사람 만나거든 시운시변(時運時變) 의논하고

백년신세 말하거든 이글주고 결의해서

붕우유신(朋友有信) 하여보세 우매(愚昧)한 이내말씀

잊지 말고 생각하소 우자천려(愚者千慮) 그 가운데

필유일득(必有一得) 되게 되면 그 아니 덕일런가

운수관계(運數關係) 하는 일은 고금(古今)에 없는 고로

졸필졸문(拙筆拙文) 지어내어 모몰염치(冒沒廉恥) 전(傳)해주니

이글보고 웃지 말고 흠재훈사(欽哉訓辭) 하였어라

 

* 해음(害蔭) 없이 : 해도 덕도 되는 것도 없이

* 자아 시(自兒時) : 어렸을 때부터

* 물약자효(勿藥自效) : 약을 먹지 않아도 스스로 효험이 있음

* 가중차제(家中次第) : 집안에 차례대로

* 일조(一朝)같이 : 하루아침처럼

* 세세명찰(細細明察) : 세세하고 밝게 살핀 후에

* 성지우성(誠之又誠) : 정성, 또 정성

* 편답주류(遍踏周流) : 두루 돌아다님

* 시운시변(時運時變) : 시대의 운과 변화

* 붕우유신(朋友有信) : 벗과 벗 사이에 믿음이 있음

* 우자천려(愚者千慮) : 어리석은 사람이 천 번을 생각함

* 필유일득(必有一得) : 반드시 한 개를 얻음

* 흠재훈사(欽哉訓辭) : 교훈의 말씀을 잘 받들어라

 

(풀이)

수운 선생이 40세에 만고 없는 무극대도를 받은 것은, 40이란 숫자가 5행이 8방에 충만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8방, 즉 8괘에 5행이 충만해질 적에 비로소 시운(時運)을 아는 혜안이 열리게 된다. 성, 경 두 자를 일심으로 지키기만 하면 어릴 적부터의 질병도 다 스스로 낫게 된다. 집안의 모든 일이 무사하여 우환이 없으니 이 또한 천우신조다. 처자들을 잘 깨우쳐서 시운이 돌아서 무극대도가 이 땅에 펼쳐지는 것을 알게 하여 한울님만 지극 정성으로 모시기만 하면 영세불망하게 된다. 나도 물론 어리석지만, 그래도 천 번을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그 가운데는 반드시 쓸 만한 게 한 가지 있지 않겠느냐? 운수와 관계된 말은 고금에 없지만, 졸필과 졸문을 지어서 염치 불구하고 전해주는 것이니 잘 듣고 잘 받들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