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식의 종류 2

영부, 精山 2010. 12. 15. 06:25

靑이 땅에 있는 푸른 것들을 가리킨다면, 蒼은 하늘에 있는 것을 가리킨다. 靑色이라는 말은 있어도, 彰色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色은 물질을 가리키며, 그것은 땅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늘은 본래 空한 것이므로 蒼空이라고 표현한다. 즉 공은 본래 색이 없으나 굳이 푸르게 보이기 때문에 땅의 푸름과 구별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蒼이라는 문자를 만들어냈다. 蒼은 艹(풀 초)와 倉(곳집 창, 창고 창)을 합한 글자다. 倉은 食을 생략하여 艮 대신 口를 넣어서 만들었으니, 그것은 ‘사람이 먹는 곡식을 넣어두는 4방의 곳간’이란 뜻으로 쓴다. 창고 위에 艹을 덮어놓았는데, 먹을 것이 무성하게 우거지게 하는 곳간이 푸른 하늘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靑은 땅에 있는 물질의 색을 가리키는데 비해, 蒼은 그런 것들은 모두 하늘이 모두 만방에 풀어놓았다는 의미가 강하다. 그리하여 靑生이라 하지 않고 蒼生이라고 하는 말이 나왔다.

 

靑이나 蒼은 모두 ‘봄’의 색이며, 그런 색깔은 대개의 경우 ‘신맛(酸味)‘을 낸다. ’시다‘는 말은 ’밝은 빛이 풍부한 상태‘를 가리킨다. 이를테면 ’눈이 시다‘ 빛이 시다’는 게 그것이다. 이것은 ‘눈부시다’는 말로도 표현하는 걸로 보아 빛이 밝은 상태를 가리킨다. 봄은 어둡고 지루했던 겨울로부터 벗어나 눈부시도록 볕을 많이 쪼인다. 그것이 바로 ‘신맛’을 만들어냈다. 신맛의 대표적인 것으로는 梅實(매실)이 있다. 매실은 봄에 꽃을 만개하는데, 꽃을 보기 위해 심으면 매화나무라 하고, 열매를 목표로 심으면 매실나무라고 한다. 매실은 특히 피로회복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데, 그 이유는 풍부한 산소 때문이다. 산소의 맛은 본래 신맛이다.

 

봄은 바람이 제일 많이 부는데, 바람은 우리말로 ’희망‘을 가리킨다. 즉 봄은 춥고 어두웠던 겨울로부터 벗어나 대지에 생명의 빛으로 희망을 불어넣는데, 그런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바람‘이다. 바람은 공기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인데, 공기는 산소와 질소가 99%를 차지한다. 그 중에서도 酸素(산소)는 21%를 차지하는데, 21은 ’侍天主(시천주)‘의 상징이다. 1에서 10은 天이 한 바퀴 돈 것이요, 11에서 20은 地가 일주한 것이며, 21부터는 인간이 일주하기 시작한다. 인간은 天地를 품에 안은 상태이므로 21부터는 시천주라고 한 것이다. 동학을 창도하신 수운선생께서는 하늘로부터 21자 주문을 받으셨는데, 거기에는 이런 수리가 있었다.(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至氣今至願爲大降). 정자와 난자가 합하여 胎脈(태맥)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기간도 21일이다. 한민족의 聖母(성모)이신 熊女(웅녀)께서도 빛이 들지 않는 土窟(토굴)에서 21일 간을 지냈던 것은, 이와 같은 자연의 度數(도수)가 배경을 이루고 있었다.

 

신맛을 가리키는 酸味(산미)의 酸은 酉와 ‘준‘이 합한 글자인데 ’초 산‘이라고 한다. ’준‘은 允(진실로 윤, 믿을 윤)과 夂(뒤져서 올 치)가 합한 글자이므로 ’듬직하게 뒤에서 돌보아주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은 신 맛을 가리키는데 왜 닭을 가리키는 酉자를 썼느냐 하는 점이다. 酉를 단순하게 닭으로만 본다면 그에 대한 궁금증은 영원히 풀지 못할 것이다. 酉는 본래 ’술 병‘을 본 뜬 글자다. 전체적인 형상을 보면 마개 닫힌 병이나 항아리의 모습인데, 그 속에 술을 부어놓고 그 양을 일러주는 역할을 한 것이 바로 ’一‘이었다. 一은 일종의 눈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一이 밑으로 내려갈수록 술의 양이 적다는 신호다. 요즘 보일러의 계기판에 붉은 눈금이 있어 기름의 양을 식별할 수 있게 만든 것과 같다고 보면 틀림없다. 그러기 때문에 술을 가리키는 酒(주)는 삼수변에 酉를 붙인다. 술에 취해서 酒酊(주정)을 부린다는 것도 酉자를 쓰며, 술을 친구와 對酌(대작)한다고 할 적에도 酉자를 쓴다. 아무튼 酉자가 들어가면 거의 술과 연관이 있다고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