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지덕 2
만물 중에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한 영물인데, 그중에서도 성현군자가 제일로 뛰어나신 분들이니(聖賢君子首出), 그분들은 도덕진리를 밝혀내고 오륜삼강을 정하였다. 3강5륜은 사실 천도지덕을 본받은 것으로, 천도는 3강으로 지덕은 5륜으로 화하였다. 3은 시 - 중 - 종으로 움직이는 주체인 3신을 가리키므로 천도라 하고, 5는 3신이 움직이는 터전을 가리킨 것이므로 지덕이라 한다. 이와 같은 3신과 5행을 가리키는 것이 바로 하도의 중심에 있는 천5, 지5, 인5다.
오륜은 五常(오상)이라고도 부르는데 <君臣有義(군신유의 : 임금과 신하 사이에는 의리가 있어야 함. 父子有親(부자유친) : 아들은 아버지를 섬기고. 夫婦有別(부부유별 : 남편과 아내는 분별이 있어야 하며. 長幼有序(장유유서 : 어른과 어린이는 차례가 있어야 하고, 朋友有信(붕우유신) : 벗과 벗은 믿음이 있어야 함>을 가리키고, 삼강은 인간의 3대 기강을 가리키는데 <군위신강(君爲臣綱 : 신하는 임금을 섬김, 부위자강(父爲子綱) : 자식은 어버이를 섬김. 부위부강(夫爲婦綱 : 아내는 남편을 섬김.>이라고 하였다.
3강중에서 君爲臣綱은 임금과 신하의 기강을 가리키는 것으로 선천에서는 戊寅(무인) 戊申(무신)이 정월, 칠월로 군신관계를 맺었으나, 후천에서는 己巳(기사)와 己亥(기해)로 각기 聖君(성군)과 聖臣(성신)의 관계를 맺는다. 父爲子綱은 부모와 자녀간의 기강을 가리키는 것으로 선천에서는 戊辰(무진)태세, 戊戌(무술)일진이 되어 혈통줄을 가리켰으나, 후천에서는 己未(기미)태세, 己丑(기축)일진으로 기강을 삼는다. 3강중에서 문제가 됀 것이 바로 夫爲婦綱이었으니, 부인은 남편에게 절대복종하라는 가르침은 억음존양(抑陰尊陽)의 그릇된 전통이 성립하게 된 배경이다. 후천에는 이런 관계를 청산하고 그 자리에 사위제장(師爲弟綱)이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그것은 己酉(기유), 己卯(기묘)가 각기 세수와 7월이 되는 걸 가리킨다.
여하튼 이런 삼강오륜을 정해낼 적에는 元亨利貞天道常(원형이정천도상)이 기본 바탕으로 한다. 원형이정을 천도상이라고 하는데, 천도상은 영원히 불변하는 천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원형이정이 곧 그것이다. 원형이정을 천도상이라고 하는 근거는 주역의 〈건괘〉에 "건은 원형이정이다(乾, 元亨利貞)"라고 한데에 기인한다. <문언전(文言傳)〉에는 이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풀이하였다.
"元者, 善之長也 - 원은 착함이 자라는 것이요, 亨者, 嘉之會也 - 형은 아름다움이 모인 것이요, 利者, 義之和也 - 이는 의로움이 조화를 이룬 것이요, 貞者, 事之幹也 - 정은 사물의 근간이다. 君子體仁足以長人 - 군자는 인을 체득하여 사람을 자라게 할 수 있고, 嘉會足以合禮 - 아름다움을 모아 예에 합치시킬 수 있고, 利物足以和義 - 사물을 이롭게 하여 의로움과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고, 貞固足以幹事 - 곧음을 굳건히 하여 사물의 근간이 되게 할 수 있다. 君子行此四德, 故曰, 乾, 元亨利貞 - 군자는 이 4가지 덕을 행하는 고로 건은 원형이정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계절에 작용을 하면 원은 만물이 시작되는 봄(春)에, 형은 만물이 성장하는 여름(夏)에, 이는 만물이 이루어지는 가을(秋)에, 정은 만물이 완성되는 겨울(冬)에 해당된다. 또한 人性綱(인성의 기강)에 작용을 하면 원은 仁, 형은 禮, 이는 義, 정은 智가 된다. 이런 법칙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영원토록 처음이나 나중이나 성현들은 변함 없이 도덕진리를 깨달아서 천문지리를 밝히려고 하였으니 우리도 또한 천문지리를 깨달아야 한다. 천문은 하도(복희도) 36궁이요, 지리는 낙서 45궁을 가리킨다. 천문과 지리는 부모요, 거기에서 나온 자녀는 人事(인사)다. 인사의 도리는 용담도에 있으니, 용담도는 곧 십일귀체를 의미한다. 십일귀체를 다른 말로 ‘십극일극’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