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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대도 궁을성도 2

영부, 精山 2011. 1. 18. 07:51

본래 개벽의 의미는 천지인이 하나 되는 것이다. 과거 선천에서는 천지인 3재의 도가 하나로 되지 못하고, 각기 따로 존재했다. 그러나 후천 가을의 결실기가 도래하였으니 더 이상 각자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 이 셋을 하나로 일원화하는 작업이 바로 개벽이다. 그것은 8괘와 9궁의 이치로 나타나기 때문에 궁을성도가 기장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세상인의 눈에는 마치 술 취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개벽의 도를 밝힌다는 것은 오직 일심으로만이 가능하다. 일심을 가리켜 信이라 한다. 천도는 誠으로 통하고 지도는 敬으로 통한다. 誠을 ‘정성 성’이라고 하여 온갖 정성을 다 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하지만, 言을 成한다는 의미가 있다는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 천도는 ‘말씀’이요, 그 말씀을 생활화하는 성육신(聖肉身 = 成肉身)이 되기 위한 정성이 바로 誠이다.

 

이에 비해 敬은 苟(진실로 구, 삼갈 구)와 攵(칠 복)이 합한 글자이니, 삼가 입을 조심하여 진실 되게 앞으로 나아갈 것을 자신에게 재촉한다는 의미다. 誠敬은 동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것으로 이 둘을 합한 것이 信이다. 信은 人의 말씀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사람의 말을 믿는 게 진정한 믿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사람이 보이는 하느님인 인간의 말도 못 믿으면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믿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과거의 선천 종교 판에서는 인간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그 원인은 물론 인간 자신에게도 있었지만,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천지에 있었다. 왜냐하면 천도와 지도는 서로 각기 떨어져 조화를 이루지 못햇기 때문이었다. 조화를 이루지 못한 천지의 도는 인간들로 하여금 각자 圖生(도생)하게 하였으니 무질서와 불법이 횡행하게 되었다. 선천의 천지는 정음정양이 되지 못하여 윤달을 사용하였으니 인간들도 욕정에 물들게 되었다. 인간이 인간의 말을 믿지 못하고, 무형적인 천지의 도나 법칙을 하나님, 부처님으로 믿으라고 한 것이 선천 종교 판이었다.

 

그러나 정음정양이 되어 윤력이 사라진 후천 황극력 시대에는 인간이 인간의 말을 믿게 된다. 그 까닭은 동학의 창시로부터 이미 천지는 정음정양으로 돌아서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천지가 바로 서게 되면 인간의 심성도 바르게 되니 어찌 인간의 말이 한울의 말이 아니겠는가?

 

이를 가리켜 ‘선생(先生)말씀 대저차도 신심위성(大抵此道信心爲誠) 명명(明明)하게 전(傳)하시고 이신위환 양합(以信爲幻兩合)하여 인이언지 전(人以言之傳)했으니 왈가왈부 요량(曰可曰否料量)해서 취가퇴부(取可退否) 하온 후에 재사심정(再思心定) 하여 보소.’라고 하였다.

 

‘以信爲幻兩合’은 ‘믿음과 幻이 하나 되게 합하라는 말이다. 幻(변할 환)은 ’헛보이다‘는 뜻이다. 수운 대신사께서 동학을 전하기 위하여 때로는 신실한 말씀으로 때로는 환상이나 계시로 가르치셨으니 이는 모두 信에서 나온 것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