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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해 4

영부, 精山 2011. 1. 18. 07:59

3신은 天神, 地神, 人神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神’이라고 하면 하늘에 있는 줄로 믿고 있으나, 하늘과 땅, 사람 속에도 신은 다 들어 있다. 神은 ‘申을 보다(示)‘는 뜻인데, 申은 申方(서남방)의 가을 陰氣(음기)가 수축과 확산하는 상태를 가리킨 문자이니, 곧 가을의 열매가 맺히는 모양을 가리킨다. 따라서 神은 ’영혼의 열매가 맺히는 걸 보이게 드러내는 존재’가 된다.

 

사람에게서 신이 나는 걸 사람들은 ‘신 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셋은 사실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동일한 존재다. 다만 하늘과 땅,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것처럼 보일 따름이다. 이런 것은 매우 중요하고도 민감한 사안이므로 전문적으로 다루어야 하겠기에 일단은 이 정도로 하는 게 좋겠다.

 

토끼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동방에는 푸른 토끼가 있으니 乙卯(을묘)라 하고, 서방에는 흰 토끼가 있으니 辛卯(신묘)라 하며, 남방에는 붉은 토끼가 있으니 丁卯(정묘)라 하고, 북방에는 검은 토끼가 있으니 癸卯(계묘)라 하며, 중앙에는 누런 토끼가 있으니 己卯(기묘)라 한다. 올해는 신묘 년이므로 ‘흰 토끼’의 해다.

 

토끼를 한자로 쓰면 兎(토)가 되는데, 꼬리를 내놓고 있는 토끼의 형상을 본 뜬 글자다. 또한 토끼는 卯라고도 쓰는데 양쪽의 문짝을 활짝 열어젖힌 모습을 본 뜬 글자다. 그것은 만물이 땅을 열고 나오는 것과 같은데, 대개 그것은 음력 2월에 해당한다. 초목의 싹이 땅을 열고 나오기 때문에 卯에는 ‘무성하다’는 뜻이 강하다. ‘토끼‘라는 말도 뒷발이 앞발보다 길어서 사이다처럼 ’톡‘하고 튀어 오르는 ’氣(기)’를 지닌 짐승이라는 데서 나온 것으로 본다면 이런 맥락은 한층 더 명백해 지는 셈이다.

 

토끼는 예로부터 달의 상징으로 여겼다. 金烏玉兎(금오옥토 : 금까마귀는 태양이요, 옥토끼는 달)라는 말은 이를 가리키는데, 발이 셋 달린 까마귀는 태양이요, 토끼는 달로 여겼다. 발이 셋이라고 한 것은, 3이라는 숫자가 양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토끼를 달이라고 여긴 것은, 토끼가 음을 상징하기 때문이었다.

 

동방 木을 가리키는 양의 짐승은 호랑이(寅)요, 음의 짐승은 토끼(卯)라는 데서 나온 발상이다. 그러나 토끼를 가리키는 卯는 정동방에 있으므로 동방에서 치솟는 태양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 그런데 왜 토끼를 달의 여신으로 삼았을까? 그것은 그 반대편에 있는 닭(酉)과 연관 지어 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을 얻을 수 있다.

 

토끼가 동방의 태양이라면 반대편의 닭은? 당연히 달이다. ‘닭‘과 ’달‘은 같은 語源(어원)이다. ’달‘은 땅을 가리킨다. 지금도 그늘진 땅을 ’응달‘이라 하며, 볕이 잘 드는 땅을 ’양달’이라고 한다. 닭을 달로 보는 하나의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닭은 ‘알’을 낳기 때문이다. 알은 열매를 가리키고, 열매는 방위로는 가을이요 오행으로는 金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봄의 싹으로부터 시작한 모든 생명의 기운을 마무리하는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