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11. 1. 27. 08:14

덕(德)

 

우리는 진실에 목말라 한다. 진실은 영원하기 때문이다. 영원한 것은 참된 것이며, 참된 것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믿을 수 없다. 기껏 정성과 공경을 다 했는데, 하루아침에 변해 버린다면 얼마나 허무하겠는가? 그러기에 사람들은 변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

 

잘 변하는 사람을 가리켜 ‘변덕이 죽 끓듯 하다’고 한다. 변덕(變德)은 ‘덕을 바꾸다’는 말이다. 德은 彳(조금 걸을 척, 자축거릴 척)과 悳(덕 덕)을 합하여 ‘큰 덕’이라고 한다. 悳은 直心 즉 ‘곧은 마음’이다.

直은 十과 目과 ㄴ(숨을 은)이 합하여 이루어진 문자이므로 ‘열 개의 눈으로 숨긴 걸 보다’가 되어 ‘똑 바르다, 곧다’라는 의미로 쓴다. 十은 단순하게 ‘많다’는 뜻이 아니라, 음(一)과 양(丨)을 합한 상태, 즉 온전한 상태를 가리킨다. 즉 온전하게 모든 것을 보기 때문에 숨길 수 없다는 뜻이 들어 있다.

 

변덕은 ‘곧은 마음이 변하다’는 뜻이다. 그냥 ‘마음을 변하게 하는 것’을 변덕이라 하지 않고, ‘곧은 마음을 변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본래 마음처럼 잘 변하는 것은 없다. 마음은 항상 변해야 한다. 그것은 지구를 비롯한 모든 천체와 생물들은 순간순간 변하기 때문이다. 형상이 있는 모든 것들은 다 ‘마음의 발로(發露)’다. 따라서 모든 사물이 단 한 순간도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 것은, 마음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하루에도 열두 번 변하는 것이 마음’이다.

 

마음이 변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데, 그것이 변하는 걸 가리켜 ‘변덕이 죽 끓듯 하다’고 핀잔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마음의 변화에는 반드시 ‘일정한 법칙’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변화하는 모든 것은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것을 불교에서는 인연(因緣)이라고 하지만, 보통 ‘진리(眞理)’라고 부른다.

진리에 입각한 변화가 아니면 ‘변덕’에 불과하다. 진리는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대자연의 이치다. 그러기 때문에 ‘하느님의 말씀’이라고도 한다. 우주와 자연이 운행을 하고, 변화하는 것은 진리의 말씀에 순응하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계절이 돌고, 밤낮이 돌며, 바람이 불고, 비가 오는 등의 현상은 그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