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11. 1. 28. 08:12

진(眞)

 

‘진선미‘를 갖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셋을 놓고 경중(輕重)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어불성설이지만, 세상에서는 ’진‘을 제일 높인다. 미스코리아를 선발할 적에 ’진‘을 제일 우위에 놓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事例)다.

 

누군가 진(眞)은 하늘의 속성이요, 선(善)은 인간의 속성이며, 미(美)는 땅의 속성으로 분류한 것을 본 일이 있다. 진을 왜 하늘의 속성이라고 했을까? 眞은 ‘참 진’이라고 한다. ‘참은 ’거짓‘과 상대적인 것으로, ’불변하는 것‘, 생긴 그대로의 자연’, ‘본질’, ‘천심’ 등을 의미한다. 그러기에 ‘참다운 말씀’을 가리켜 ‘진리(眞理)’라고 한다.

 

眞의 의미를 한자로 살펴보면 매우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匕와 目과 ㄴ과 ‖이 합한 글자인데, 匕는 본래 ‘化’의 古字이고, ㄴ은 ‘숨다’는 뜻이 있고, ‖은 ‘탈 것, 수레’를 가리킨다. 자전에 나와 있는 그대로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신선이 득도하여 사람의 눈에 뜨이지 않고 승천한다고 하는 데서 자연, 묘리, 천성, 본질, 신기, 正實 등의 뜻으로 한다>

 

신선이 승천하는 상태가 眞이라는 글자 속에 들어 있다? 선뜻 이해가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다. 왜냐하면 신선(神仙)은 본래 ‘ 도(道)를 닦아서 현실의 인간 세계를 떠나 자연과 벗하며 산다는 상상의 사람‘이기 때문이다.

 

자연과 벗하며 산다는 것은 자연과 동화된 상태를 가리킨다. 자연과 동화되기 위해서는 먼저 철저한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깨달음은 ’참‘에 이른 상태다. 우리의 온갖 먹구름 같이 탁한 의식의 장막을 깨부수고 도달하는 걸 가리켜 깨달음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를 옭아매고 갑갑하게 하는 것은 인간의 ‘의식’ 자체다. 자연은 막힘이 없건만, 인간의 이기주의나 협소한 생각으로 인해 자승자박(自繩自縛) 하고 있지 않은가? 아! 언제나 우리는 부귀, 명예, 권력, 교만함에서 벗어나 저 ‘참’에 도달할 수 있을까? 정녕 우리를 태워 줄 수레는 어디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