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진원만 북하회(南辰圓滿北河回)
남진원만 북하회(南辰圓滿北河回)
진뢰정기(震雷丁氣) 얻어다가 감수궁(坎水宮)에 화(和)해내어
간산상(艮山上)에 올라서서 남진원만 북하회(南辰圓滿北河回)를
실수(失數)없이 맞춰 내니 의재신원 계해사월(意在新元癸亥四月)
건천상제 상봉(乾天上帝相逢)하고 상제분부(上帝分咐)받아 내어
태극궁을 영부도(太極弓乙靈符圖)를 일장지(一張紙)에 그려내니
오만 년지 선약(五萬年之仙藥)이라 사람마다 알까 보냐
어질고도 착한 벗은 운수(運數)타고 참례(參禮)해서
다시 그려 탄복(呑服)하니 만지복중 궁을선주(滿之腹中弓乙仙酒)
반취반성 명명(半醉半醒明明)키로 선불주(仙佛酒)를 화합(和合)해서
삼춘주(三春酒)를 빚어내니 기미기여 향후미(其味其如香嗅味)요
천하만국 제일주(天下萬國第一酒)라.
(풀이)
震雷丁氣 얻어다가 坎水宮에 和해 낸다고 한 것은, 복희도의 4진뢰궁으로 용담도의 3감수가 들어가는 걸 가리킨다. 그 곳은 문왕도의 8간산이 우뚝 솟아 있던 곳이므로 8괘시에 ‘日出山境天像出’이라고 하였다. 3감수가 8간산에서 흘러내리면 8간산은 정동방의 3진뢰로 자리를 옮겨 더 높아진다. 그 곳에서 보면 南辰圓滿北河回를 失數없이 맞춰 낼 수 있다.
南辰이 圓滿하면 북방의 하수가 돌아간다. 南辰은 남방의 辰, 즉 3양의 극처인 진사지간을 가리킨다. 과거 물질문명에서는 그 곳에 3양의 기운만 충만했으나, 후천 정신문명에서는 3음의 극인 술해지간이 함께 하므로 음양이 원만해진다. 그렇게 되면 남진은 북방의 亥로 자리를 옮겨 역시 음양이 하나 되어 북빙양이 녹는다.
이처럼 높은 간산상에 올라 바라보면 ‘뜻이 계해년 丁巳 4월에 새롭게 시작(意在新元癸亥四月)하게 되어 건천상제를 상봉(乾天上帝相逢)하게 되었다’는 말씀이다. 앞에서 건천상제는 계해궁에 계시다고 한 것을 상기하라. 1860 경신년 辛巳 4월에는 수운대신사께서 곤천상제를 상봉하여 영부를 받았으니 곤천상제는 경신궁에서 살피라고 한 구절도 기억날 것이다.
여하튼 용주선생은 수운대신사로부터 신유년에 전수 받은 후 계해년에 성도를 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상제분부(上帝分咐) 받아 내어 태극궁을 영부도(太極弓乙靈符圖)를 일장지(一張紙)에 그려낸 것’인데, 이를 가리켜 ‘ 오만년지 선약(五萬年之仙藥)이라’고 하였다.
수운대신사나 용주선생이나 다 같이 영부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과연 그것은 어떤 것일까? 또렷하게 전해 진 것은 없지만, 여러 가지 정황이나 문맥을 볼 적에 용담도를 가리킨 것이 확실하다. 그래야만 비로소 현무경에 ‘布敎 50년 공부’라고 한 것이 딱 들어맞는다. 1860 경신년으로부터 1909 기유년에 현무경이 나오기까지 50년이 걸렸으며, 현무경의 내용과 수운대신사의 동경대전과 용담유사, 용주선생의 봉명서 등의 내용이 완벽하게 일치하는 점 등으로 보아 이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다.
이렇게 귀중한 것을 어찌 모든 사람마다 알까보냐. 어질고도 착한 벗은 운수(運數)타고 참례(參禮)해서 다시 그려 탄복(呑服 부를 태운 물을 마심)하니 배가 부르다(滿之腹中). 영부를 소축(燒祝)한 재를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은,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증산 개벽주에게 종도들이 와서 말하기를 ‘동학도인들이 탄부(呑符)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하면 안 되느냐?’고 물은 일이 있다. 그때 개벽주는 ‘그건 濟愚降이니라. 잘못하면 비위만 상하게 되느니라’고 답한 기록이 대순전경에 나온다. 지금도 탄부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있다는 풍문을 듣고 있는데, 탄부의 바른 뜻은 물과 불의 기운을 함께 섭취한다는데 있다.
영부를 소축하는 火氣와 물의 水氣를 한데 섭취하는 것은, 곧 남진원만북하회가 아닌가? 그 의미만 바로 알고 행하면 될 일이지, 굳이 탄부를 할 필요는 없다. 이것이 바로 ‘궁을선주(滿之腹中弓乙仙酒) 반취반성 명명(半醉半醒明明)키로 선불주(仙佛酒)를 화합(和合)해서 삼춘주(三春酒)를 빚어내니 기미기여향후미(其味其如香嗅味)요 천하만국 제일주(天下萬國第一酒)’다. 너도 한 잔, 나도 한잔 얼큰하게 취해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