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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希望(희망) 1

영부, 精山 2011. 4. 12. 06:22

바람과 希望(희망)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들었는가? 못 들었다고? 아니 바람이 무슨 말을 하느냐고? 아니다. 바람은 지금 이 시간에도 큰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을 한다. 바람은 希望(희망)이기 때문이다. 희망이 없는 자는 의욕도 없으며, 의욕이 없으면 할 말이 없게 마련이다. 자, 이제 바람의 소리가 들리는가?

 

바람이 부는 것을 과학에서는 ‘氣壓(기압)의 이동’이라고 한다. 기온이 높게 되는 걸 기압이 높다고도 한다. 높아진 기압은 위로 상승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그만큼 텅 빈 공간이 생기게 마련이다. 텅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서 공기는 이동을 한다. 그것이 바람이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그걸로 끝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변화가 없다는 말이니, 곧 죽음을 의미한다.

 

아니, 죽음도 엄연한 변화일진대, 그것은 죽음이라고 할 수도 없는 현상이다.

그래서 예부터 바람은 모든 질병의 으뜸 되는 원인이라고 보았으며, 모든 일의 事端(사단)을 가리킨다고도 하였다. 그래서 툭하면 ‘바람 쐬러’ 간다고 하였다. 변화의 상징은 이처럼 바람으로 나타난다.

 

바람을 風(풍)이라고 한다는 건 앞에서 이미 말한 바 있고, 이번에는 바람을 희망이라는 면에서 살펴보자. 희망의 希(바랄 희)나 望(바랄 망)은 다 같이 ‘바라다’는 의미다. 그냥 한글로 하면 동일하게 ‘바라다’가 되지만, 한자로 하면 사뭇 그 의미는 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한글과 한자를 같이 쓰게 되었다. 한글이 더 정겹고 맛깔스런 표현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지만, 의미를 전달한다는 측면에서는 한자가 더 간명한 맛이 있다. 왜 우리 조상들은 한자를 한글보다 더 우수한 문자로 여겼을까? 그것은 바로 이와 같은 한자의 간명함과 세밀함에 그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