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可能(가능)

영부, 精山 2011. 4. 15. 06:24

可能(가능)

 

불가의 반대는 가능이다. 可는 도끼자루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하였으니 能에 대한 것을 알아보자. 能은 곰의 모양을 본뜬 글자다. 곰을 한자로 熊(웅)이라고 하는데, 밑에 있는 발을 제한 모습이 能이다. 곰나루를 가리켜 熊津이라고 하며, 한민족의 어머니를 가리켜 熊女라고 하는 것으로 보아 곰은 예로부터 우리민족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熊은 곰을 가리키기도 하지만, ‘세 발 달린 자라’를 가리키기도 하다.

웅녀는 실제로 곰이 여인네로 변신한 것이라기보다는 곰 속에 들어 있는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곰은 검, 감 등으로 통하는데, 그것은 어두움, 너무 깊은 속내 등의 의미이기에 하늘을 상징한다고 보았다. 천자문 첫 구절에도 天地玄黃이라고 하여 ‘하늘은 검다’고 하였다. 하늘의 본래 색은 무색, 즉 검은 색이다. 모든 색을 다 합해 놓으면 검은 색이 된다는 것은 示唆(시사)하는 바가 크다.

곰과 같이 동굴에서 수도를 하던 호랑이는 마늘과 쑥을 먹는 연단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갔다. 마늘과 쑥은 다 같이 잡귀를 물리치는 呪力(주력)의 상징이다. 마늘은 땅 속에 있는 뿌리를, 쑥은 땅 밖에 있는 잎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뿌리는 양을 가리키고, 잎사귀는 음을 가리킨다. 즉 잡귀를 물리치는 데에는 음양의 힘이 필요하다는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동굴은 세상을 상징하고, 21일은 계란이 부화하는 기간을 가리킨다. 즉 어두운 지구라는 세상에서 상징적인 21일 간을 거쳐야 하늘의 여인으로 둔갑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전해 주는 셈이다.

그런데 왜 ‘능할 능‘에 곰을 상형한 能자를 사용했을까? 곰은 재주가 많아서일까? 거기에는 복합적인 이치가 들어 있다. 곰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하늘‘을 뜻하는 동시에 중심을 가리킨다. 우리민족은 동방 청룡, 서방 백호, 남방 주작, 북방 현구 등과 더불어 중앙에는 황웅(黃熊)이라는 신장을 섬겼다. 특히 곰은 쓸개에 신기한 약효가 있어 熊膽(웅담)은 영약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쓸개는 동방의 木氣를 상징한다. 이처럼 곰에는 하늘, 중앙, 동방 木이라는 여러 가지 개념이 어울렸으니 이런 이치를 제대로 알면 세상에서 능력이 있는 사람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여하튼 어떤 일에 可能(가능) 하다는 말은 ‘곰처럼 되다’는 뜻이니, 곰처럼 한 번 되어 볼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