夢(몽)
夢(몽)
꿈이 없는 자는 사막과 같다고 한다. 꿈도 큰 꿈을 꾸라고 예부터 어른들은 말씀하셨다. 그러나 자다가 꿈을 많이 꾸는 것은 몸이 허약해졌다는 징조다. 꿈이 없는 것도 문제이지만 많은 것도 문제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 적당한 게 최고다.
꿈은 ‘꾸다’에서 왔다. 자신의 것이 아닌 남의 것으로 잠시 빌리는 일을 ‘꾸다’고 한다. 빚이라는 것도 꾸어 온 것이다. 꾸어 온 것은 언젠가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 꿈을 꾸는 자여! 그대는 언제든 다시 그걸 돌려주어야 하느니! 그것이 빚이라는 걸 잊지 말라. 그대가 누리는 공기도 그렇고, 그대가 맛보는 온갖 음식물도 다 누군가로부터 꾸어 온 것이 아닌가?
그대의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 꿈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언젠가는 다시 조물주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할 것임을 잊지 말라!
괜히 남의 것을 가지고 자신의 것인 양 착각하지 말라. 그러나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진실을 알고 보면 그 또한 허망한 잠꼬대에 지나지 않는 소리다. 왜냐하면 공기나 음식물을 만든 존재는 바로 자기 자신의 내면에 들어 있는 신이기 때문이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한다면 공기나 음식물 등 온갖 사물 자체가 바로 나 자신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맘껏 모든 걸 누려라. 그대의 것이니 맘껏 누려라. 모든 것은 다 나의 것이요, 우리의 것이다. 그렇게 되면 본래 꿈은 없는 법! 그러니 꿈은 그냥 한바탕 웃음으로 넘길 일이다.
꿈을 가리키는 夢을 보면 夕(저녁 석)과 瞢(어두울 몽)의 생략형을 한데 합한 문자다. 저녁이 되면 視界(시계)가 어두워져 주위가 잘 보이지 않게 된다는 데서 나온 글자다. 夢을 분석해 보면 맨 위에 艹(풀 초, 솟을 초)가 있고 다음에 罒(그물 망)이 있으며, 冖(덮을 멱)이 있고 맨 아래에 夕이 있다.
夕과 月은 같은 글자였다. 그물은 중생이 벗어날 수 없는 천도와 기강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를 종합하면 ‘어둠이 충만한 가운데서 벗어나려는 모습’이다. 꿈은 물론 잠을 자는 동안에 이루어지므로 ‘어둠’에 갇힌 상태다. 하지만 그걸 통해서 사람들은 무언가 암시를 받기도 하고, 불길함을 알아채기도 한다. 해몽법이 그렇게 많은 이유도 이와 같은 체험을 모아 놓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