離婚(이혼)
離婚(이혼)
요즘 배우 이지아가 전 남편 서태지에게 이혼에 따른 위자로 청구소송을 냈다가 자진 철회한 것을 두고 항간에 두루 膾炙(회자)한다. 膾炙는 생선회와 구운 고기를 술안주로 먹는다는 데에서 나온 표현이다. 즉 이지아와 서태지 사건을 술안주로 삼는다는 말이다. 원래 남의 말 하기 좋아하는 세상인지라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차라리 가만히 있었으면 남의 입방아에 올라 손가락질(指彈)은 받지 않았을 텐데. 하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사연이 있었는지 그들의 입장이 안 되어 본 상황에서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이 벌이는 作態(작태)는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멀다.
현대는 이혼 시대라고 할 정도로 이혼비율이 높다고 한다. 예전에는 한 번 시집가면 그 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통적인 가치관이었다. 그런 시절에 비하면 요즘은 훨씬 자유롭고 행복한 편이다. 하지만 결혼에 대한 개념이나 가치관이 너무 가벼워진 것 같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결혼의 婚은 女와 昏(어두울 혼, 저물 혼)이 합한 글자다. 昏은 氐(낮을 저, 근본 저)와 日을 합한 글자이니 태양이 서방으로 낮게 지는 데에서 ‘낮을 저’라고 하였다. 거기에 女가 붙으면 婚(혼인할 혼)이 되는데, 예전에는 신랑이 해 저물 무렵에 신부 집으로 가서 신부를 맞이했기 때문에 이런 글자가 생겼다. 하루를 선천과 후천으로 구분하면 해 저무는 저녁은 후천에 해당한다. 선천은 태양이 모든 형상을 밝게 비치는 낮이므로 양이 주도하는 물질문명이라 하고, 후천은 낮에 뜨거운 태양 볕에서 고생하던 만물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달의 문화, 즉 정신문화라고 한다. 결혼이라는 말은 이처럼 ‘포근한 정신문화를 누리기 위한’ 의식이었다.
그러나 그 뜻과는 아랑곳없이 현실적인 물욕이나 허욕에 들떠 덜컥 결혼을 해버리면 대부분 후회막급이다. 혼인의 婚만 제대로 그 의미를 깨닫기만 해도 이혼이라는 불행은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