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11. 6. 20. 07:09

歸順

 

아홉 명의 북한 사람이 조각배를 타고 귀순했다고 한다. 해마다 자유대한을 찾아 귀순하는 북한 동포들의 수가 급증한다고 한다. 그만큼 북한 사회가 어렵다는 증거인데 같은 동포로써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 없다. 자고로 가정이나 국가나 지도자를 잘 만나고, 못 만나는 것도 행운과 불행을 가르는 요인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한다.

하긴 어디 지도자만 그런 것인가? 부부도 잘 만나야 하고, 친구, 스승도 마찬가지다. 서울시는 무상급식 반대를 위한 서울시 주민투표를 강행하기 위한 준비를 다 마쳤다고 한다. 무상급식 자체에 대힌 충분한 사전 검토도 없이 정략적으로 임하는 여당이나 야당도 문제이지만, 투표에 들어가는 180억의 경비를 소요하면서까지 굳이 그런 투표를 해야 겠다는 것도 큰 문제다. 이미 한강 르네상스에 들어간 천문학적인 비용만도 큰 부담이 아니던가?

 

아마 앞으로도 북한 사람들의 귀순은 더 늘어날 전망인데 과연 그들이 남한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 지도 궁금하다. 歸順의 歸는 ‘돌아갈 귀’요 順은 ‘순할 순’이다. 문자대로 풀이하면 ‘순리대로 돌아가다’는 말이 된다. 그것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의미가 강한 법이니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 온 것을 귀순이라고 하는 건 사실 상 맞지 않는 표현이다. 그보다는 차라리 亡命이라고 하는 게 적합하다. 망명은 망해서 목숨을 다른 곳에 맡긴다는 의미인데 반해, 귀순은 본래 자신이 잇던 곳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歸는 追(쫓을 추)와 帚(비 추)가 합한 글자다. 즉 빗자루로 군더더기 쓰레기를 청소해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한다는 말이다. 順은 川과 頁(머리 혈, 首의 古字)을 합한 글자이니 물이 흐르듯 순리대로 따르는 것을 의미한다. 이 둘을 정리하면 귀순이라는 뜻은 ‘모든 걸 다 털어버리고 본래의 곳으로 돌아가다’는 말이 된다.

귀순은 북한 사람만이 하는 게 아니라 오탁에 물 든 우리네 인생들이 해야 할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