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11. 6. 22. 07:27

避暑

 

한반도의 날씨가 수상하다. 예년 같으면 고온이면서 반드시 다습한 날씨였는데, 요즘의 날씨는 고온이면서 건조한 날씨가 특징이다. 이른바 ‘中東 식 더위’라고 한다. 겨울은 점점 더 추워지고 여름은 점점 더 뜨거워진다. 극한과 극서는 사라지고 사시장철 봄과 같은 날씨만 있게 된다고 지금도 주장하는 어느 종단의 말과는 전혀 정반대로 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사람들은 피서를 좋아한다. 그런데 피서장을 가보면 오히려 더 짜증날 때가 많다. 도대체 더위를 피하려고 간 것인지, 스트레스를 받으려고 간 것인지 구분하기 애매할 때가 많다. 그냥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집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은 방편일지도 모르겠다.

 

避暑라는 말은 ‘피할 피’와 ‘더위 서’가 합하였으니 ‘더위를 피함’이라는 말이다. 避는 辟(임금 벽, 법 벽)과 더불어 ‘피할 피’라는 뜻도 있는 辟이 辶과 합한 글자다. 暑는 ‘더울 서’라고 하는데, 태양을 가리키는 日과 者(놈 자)‘가 합한 글자다.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해서 ’더위‘를 가리키는 글자로 변했을까? 者는 본래 風爐(풍로) 위에 장작을 잔뜩 쌓아 놀고 태우는 모양을 본뜬 글자였기 때문이다. 장작에 바람을 불어가면서 불을 붙이고 있는 터에 위에서는 태양 볕이 쨍쨍 내리 쬐는 형국이니 얼마나 덥겠는가? 그래서 ’더울 서‘라고 하였다.

여하튼 금년 여름은 예년보다 더 뜨거운 더위가 기승을 부릴 듯하니 피서에 대한 신경도 각별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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