毆打
毆打
강화도에서 해병대원이 총기난사 사고가 일어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또 다시 해병대원이 부대내 막사에서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으며, 휴가 나온 해병대원이 귀가하지 않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확실히 해병대에 문제가 있긴 있는 모양이다. 아마 그것은 오래 전부터 곪아 온 것들이 요즘 터지고 있는 것이리라. 군대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지키기 위해서 모인 곳이 아닌가? 더욱이 해병대는 자원자들이 모인 곳이다. 그런데 이런 사고들이 빈발한다니, 어찌 자식 키우는 부모들이 맘 편하게 귀한 자식을 보낼 수 있단 말인가? 아마 상식 이하의 구타가 자행되는 모양인데, 군대가 어디 매 맞으러 가는 곳인가? 툭하면 군기를 잡는다고 하면서 구타와 기합을 주는 모양인데, 軍紀는 그런 것이 아니다.
軍紀는 ‘군대의 기강‘을 줄인 말이다. 紀綱은 ’벼리기, 벼리 강‘이라는 데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기강을 가리킨다. 벼리는 본래 그물을 펼치는 손잡이를 의미한다. 고기를 잡기 위해서 그물을 던지고 거둘 적에 그물의 손잡이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것은 군대를 유지하는 절대적인 기틀이다. 그런데 그런 것이 구타와 기합으로 이루어진다는 게 말이나 되는가? 그런 것은 짐승세계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지, 감히 지성과 이성을 겸비한 인간들이 할 짓은 아니다. 정든 가정을 떠나 서로 고생하면서 국방의 의무를 감당하는 처지라면, 형제처럼 서로 도우며 재미있게 지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어찌 그리 자실할 정도로 구타가 만연한단 말인가? 유능한 지휘관은 억압적이면서 권위적이어서는 안 된다. 유능제강이라고 했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 옷을 벗기는 건 강력한 태풍이 아니라 따스한 햇볕이라고 했다.
毆打의 毆는 ‘때릴 구, 칠 구’이며 打도 역시 ‘칠 타’라고 한다. 毆는 어느 지역의 경계를 가리키는 區(지경 구)와 殳(창 수, 몽둥이 수)가 합한 글자다. 區는 匸(감출 혜)가 品(물건 품)을 안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곧 물건을 보관해 놓는 구역을 가리킨다고 해서 ‘지경 구’가 되었다. 殳는 오른 손(又)에 긴 막대기를 들고 섰는 모습이기에 ‘몽둥이 수, 창 수’라고 한다. 따라서 毆는 자신의 지경을 지키기 위해서 침입자를 때리는 행위를 가리킨다. 이에 반해서 打는 扌(手와 동일)와 丁을 합한 글자이니, 이는 힘이 넘쳐 무언가를 쳐내는 행위를 가리킨다. 방어하기 위해서 때리면 毆요, 그렇지 않은데 때리는 것은 打다. 그러나 현재는 구타라고 하면 ‘남을 함부로 때림’이라는 의미로 통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