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敎會)
대형교회(敎會)
오늘은 단계적 무상급식에 대한 주민투표가 있는 날이다. 그간 전철역을 위시하여 거리와 골목에서 온통 시끄럽게 떠들던 소리도 사라지는 날이기도 하다. 사실 이렇게까지 벌어질 일이 아닌데도 오시장의 고집과 독선이 온 나라를 대립과 갈등으로 몰아넣었다. 어쨌거나 오늘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그로 인해 생긴 사회의 갈등과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그런데 가관(可觀)인 것은 강남의 소망교회를 비롯한 대형교회에서 목사들이 설교 강단에서 오늘 투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라고 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또 다른 대형교회에서는 신도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하나님을 대적하는 곽노현 교육감‘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또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선거관리위원회에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수시로 투표일 고지 방송을 하도록 하라‘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으며, 행정안전부는 공무원들이 꼭 투표를 하도록 하라는 지침을 시달했다고 한다.
이런 것은 모두 명백한 불법이요, 탈법이다. 힘이란 건 이렇게 쓰라고 주어진 것이 아니다. 더욱이 덩치가 커진 교회들이 함부로 하나님의 이름을 더럽게 하면서 힘을 과시하는 건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교회의 敎는 효(爻子)와 복(攵)을 합한 글자인데, 爻子는 ‘본받다’는 뜻이요, 攵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가르치는 모습이다. 따라서 敎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무언 배우는 동작을 가리킨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평범한 진리의 말씀처럼 교회는 본분인 진리의 말씀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들이 던진 추악한 욕망들이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