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칠 (漆)
옻칠 (漆)
七에 대한 한자를 풀이하다 보니 재미있는 사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됐다. 7이 우주의 중심 수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고, 그로 인한 우리말의 파생이 매우 의미가 깊다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우선 七이라는 숫자가 본래 十을 가리켰으나, 후에 10을 十으로 사용하면서부터 7을 七로 쓰게 되었다는 것은 이미 앞서 말한 바와 같다. 그것은 곧 7에서 10은 본래 동일한 것인데, 다만 7은 수의 마지막인 十에 이르지 못한 상태이니 끝을 약간 구부려 七의 모양으로 나타냈다.
우주라는 수박을 세 번 가르면 표면에 6개의 十字가 생기고, 내부에는 7개의 십자가 생기니 도합 13개의 십자가 생긴다. 사실 표면의 6十字는 내면에 있던 6十字가 겉으로 나타난 셈이다. 속에 있는 것은 반드시 밖으로 나타난다는 평범한 사실은 진실이다. 그리고 한 중심에 있는 十字는 세 개의 축(천지인)이 한데 모여서 생긴 것이므로 12개의 十字와는 그 격이 다르다. 이것까지 합하면 도합 13개의 십자가 나온다. 또한 13번째의 십자는 그 자체가 세 개의 십자가 모인 셈이므로 이를 도합하면 天行15도가 나온다.
천행은 일월이 돌아가면서 빚어내는 24절기의 몸통이다. 이것은 따로 언급을 해야 할 성질이므로 생략할 수밖에 없지만, 7이 우주의 중심 수라는 사실만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런데 7과 연결지어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柒(일곱 칠)과 漆이다. 柒과 漆, 그리고 七은 옥편에서 말하기를 모두 동일한 글자라고 한다. 七은 1번, ... 7번이라는 시긍로 순번을 가리킬 때 사용하며, 柒은 본래 ‘일곱 번 째’라고 할 적에 사용하며, 漆은 ‘옻 칠을 하다’고 할 적에 사용한다.
柒이라는 글자를 보면 氵(水 = 氺)와 七과 木을 합하였으니, 氵는 북방의 물을 가리키는 6水요, 木은 동방의 8木을 가리킨다. 그 사이에 7이 들어가는데, 차갑고 어두운 물(허공)에 잠긴 만물의 형상(8목)을 밝게 빛을 비추는 존재는 火이므로 7火 혹은 七星이라고 하였다. 또한 漆이라는 글자는 옻을 칠하다는 뜻으로 사용하는데, 나무의 결을 선명하게 드러내게 하거나, 좀먹지 않고 오래 보전하기 위해서 덧칠하는 걸 가리킨다. 이는 곧 사물의 형상을 밝게 드러내며, 영원한 생명을 보전하는 역할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를 가리켜 수명과 복록이라 한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이 칠성님께 수명과 복록을 빌었던 것은 이런 맥락에 기인하였으니 참으로 지혜로운 민족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