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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을 사는 지혜

영부, 精山 2011. 9. 16. 09:07

가치 있는 삶을 사는 지혜

 

어제 강좌의 제목이다. 연세대 철학과 김형철 교수의 강좌였는데 여러모로 생각하게 하는 것들이 있었다. 사실 평소에 항상 부딪치는 일상사이지만 흔히 놓치기 쉬운 것들을 강사는 잘 짚어냈다.

 

강의는 영화 한 편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했다. 아버지와 아들, 딸이 등반을 하는 영화였는데 한참 잘 올라가다가 중간에서 조난(遭難)을 당하였다. 세 사람을 살리기에는 너무 무거운 중량이 밧줄에 주어졌다. 바위에 박은 못은 그들의 무게로 인해 하나 씩 뽑혀지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맨 밑에 있는 아버지는 위에 있는 아들에게 줄을 끊으라고 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다 죽을 수밖에 없는 긴박한 순간이었다. 아들은 차마 줄을 끊지 못하였으며, 딸도 역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줄을 끊으면 맨 밑에 있는 아버지가 희생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강사는 우리에게 문제를 냈다. 과연 여러분이 그런 경우에 처했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 줄을 끊을 것이냐? 아니면 같이 다 죽을 것이냐?

 

200여 명 중에서 절반은 줄을 끊어야 한다고 했으며, 절반은 끊으면 안 된다고 하였다. 강사는 줄을 끊어야 한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한 사람씩 선정하여 답을 들었다. 줄을 끊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 등촌동의 김혜숙 원우님은 ‘가족이라면 마땅히 같이 살고 같이 죽어야 한다’고 하면서 ‘가족을 희생시키면서 살아 남아 봤자 후유증이 심할 것’이라고 하면서 차라리 그럴 바에는 같이 죽는 것이 낫다고 하였다. 줄을 끊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다 죽는 것 보다는 한 사람을 희생시키더라도 나머지 사람들은 살아남아야 한다고 하였다.

 

강사는 줄을 끊으라고 한 아버지의 결단력을 대단한 리더십이라고 하였다. 리더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부하들을 살리는 용기와 지혜가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부하들이 지쳐 있을 때에도 리더는 주위를 살펴야 하며 항상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하였다. 2,500년 전, 델포이 신전에 써있던 글은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자만이 배우려 한다’는 명언이었다. 진정한 용기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아는 자에게 물어보는 일이라고 하였다. 공자는 ‘一日三省’을 하라고 하였다. 하루에 세 번을 반성하면 성인군자가 된다는 말씀이다. 대개 못 난 사람들은 잘 못된 탓을 남에게 돌리지만,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내면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왜냐하면 자신의 밖에 있는 것들은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야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생이 지루하여 도사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좋겠느냐고 물었다. 도사는 말하기를 ‘생의 목적은 배움에 있다’고 하였다. 배움이란 것은 새로운 방식으로 생을 보는 눈을 지니는 것이라고 강사는 정의하였다. 14세에 조실부모한 어느 소년이 있었다. 그는 식당 등지에서 신문을 팔다가 쫓겨나는 불운한 삶을 살면서도 항상 잊지 않은 세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내가 못하는 일이 무엇인가? 둘째는 내가 잘하는 일이 무엇인가? 셋째는 나에게 똑 같은 일이 주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는 나중에 대단한 성공을 하였다고 한다.

 

미국의 저명한 물리학자들이 우주선을 타고 공기가 없는 곳에서 글을 쓸 펜을 개발하려고 골머리를 앓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소련에서는 그것을 간단히 해결하였다. 볼펜이나 만년필은 공기가 없는 곳에서는 기압이 약해 액체가 흘러나오지 않기 때문에 글을 쓸 수가 없었기에 연필로 쓰면 그만이었다. 초등학생들도 알 수 있는 간단한 문제를 세계의 석학이라고 하는 그들이 골머리를 앓았다는 사실은 그만큼 그들이 ‘터널사이즈’에 갇혀 있었기 때문이다. 터날사이즈는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틀을 가리킨다.

 

어느 회사에 근무하던 베테랑 기사가 정년퇴임을 하였다. 그는 등산으로 소일하고 있었다. 어느 날 같은 직장에 근무하던 후배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그에게 그들이 당면하고 있는 곤란한 처지를 하소연했다. 그러자 그는 ‘아! 그건3호 라인 파이프에 문제가 생긴 것인데, 6번 밸브를 잠그면 돼’라고 일러주었다. 매우 간단한 것에 놀란 후배들은 ‘왜 그걸 일러주지 않았느냐?’고 힐난하였다. 그러자 그는 ‘너희들이 언제 나에게 묻기라도 했냐?’고 하였다.

 

그렇다. 문제는 바로 묻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멘토가 있는가? 진정한 어른을 우리들은 모시고 있는가? 나이가 많다고 해서 어른은 아니다. 그들의 경륜과 체험이 중요한 것이다. 젊어지는 방법을 아는가? 그것은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일이다.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모른다면 이미 늙어간다는 신호다. 젊은이들과 대화를 하라. 미래를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젊은이들의 희망을 들어 보라.

 

약삭빠른 당나귀가 있었다. 무거운 소금을 싣고 외나무다리를 건너던 당나귀는 그만 실족하는 실수를 하였다. 그런데 소금이 녹아 가벼워졌다. 그 후로 당나귀는 일부러 외나무다리를 건널 때면 실족하였다. 주인은 그 사실을 알아채고 솜을 당나귀에게 짊어지게 한 후에 다리를 건너게 하였다. 그러나 소금이나 솜이나 모두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하였다. 강사는 묻는다. 어떻게 하면 그런 손실을 방지할 수 있을까? 단, 당나귀를 때리거나 아예 팔아 버리는 건 예외란다.

 

여러 답변들이 나왔다. 1.길을 돌아간다. 2. 좁은 다리를 넓힌다. 3.솜을 먼저 싣고 소금을 나중에 싣는다. 4. 쓰러지지 않게 잘 먹인다. 5. 적정량을 싣는다. 6. 다리 너머에서 당근을 흔들어 유혹한다. 7.암컷 당나귀를 동행시킨다 등등,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발표는 안 됐으나 내가 앉은 뒷좌석에서는 ‘보험을 든다’는 말이 나왔다. 아마 그것이 공개적으로 발표가 됐다면 단연 압권(壓卷)이었으리라.

 

강사는 말한다. ‘당나귀에게 자신이 하는 일의 중요성과 의미를 일러주라’ 학원에서 늦게 귀가하는 초등학생에게 ‘왜 그렇게 힘들게 공부하는가?’라는 질문을 하였다. 학생은 말하기를 ‘부모님에게 효도하기 힘들다’고 하였다. 자신이 좋아서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부모님이 시키니까 억지로 한다는 말이다. 요즘 학생들의 교육이 암기 위주가 문제라고 하지만, 사실은 공부하는 의미와 가치를 모르는 게 큰 문제다. 자녀의 적성을 발견하여 그것을 최대한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인데 요즘 부모들은 그것을 모른다.

 

천당과 지옥에 가면 공통점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젓가락이 팔 보다도 길다는 사실이다. 천당에 있는 사람들은 그 젓가락으로 서로 먹여주려고 하지만, 지옥에 있는 사람들은 그것으로 자신의 입에 퍼 넣기 바쁘다. ‘기브 앤드 테이크’라고 하지, 누가 ‘테이크 앤드 기브’라고 하는가? 먼저 남에게 주어라. 남에게 베푼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온다.

 

능률이 별로 오르지 않던 어느 회사에 새로운 경영자가 취임하였다. 그가 취임한 이후로 몰라보게 능률이 배가 되었다. 그는 어떤 처방을 했을까? 그 처방은 ‘다른 부서에서 협조를 요청해 온 일부터 먼저 처리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미국에서 가장 큰 항공모함이 있었는데, 시설도 좋고, 대우도 좋았건만, 몇 개월 승선을 한 선원들은 3분의 2 이상이 전역을 하였다. 새로운 함장이 취임을 하였는데, 6개월 후에는 그 항공모함을 타겠다고 신청한 자들이 무려 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그 함장이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300명의 선원들을 일일이 대면하여 세 가지의 질문을 하였다. 1.무엇이 불만족인가? 2. 만족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3. 당신에게 권한이 주어진다면 어떤 걸 먼저 개선하고 싶은가? 공자는 극기복례(克己復禮)를 하라고 하였다. 자신을 이긴 자만이 예를 회복한다는 말씀이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에서 말하기를 ‘강자를 약자에게서 보호하라’고 하였다. 자신의 나약함으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 강자가 될 수 없다. 군자는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실수를 먼저 알아차리고 솔직히 인정을 하며 고치는 사람이다. 모든 일에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나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리더는 부하의 신뢰를 먹고 산다. 신뢰를 잃으면 다 잃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연세대생 3,000명에게 자신에게 제일 소중한 것 열 가지를 쓰게 하였다. 그리고 그중에서 세 가지를 지우라고 하였다. 다시 또 세 가지를 지우라고 한 후에, 두 개마저 지우라고 하였다. 남은 두 개 중에서 한 가지를 지우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마지막 남은 한 가지를 취합하였다. 그 결과, 첫째가 절대자였고, 둘째가 가족이었으며, 셋째가 사랑이었다고 한다. 딱 한 여학생이 ‘돈’이라고 하였다.

 

말기암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감사, 미안함, 용서, 사랑이라는 것이 의사들이 일치된 견해다. 축복 받고 죽는 법은 남에게 축복을 해 주는 일이다. 받고자 하는 대로 남에게 주어라. 베풀어라.

 

어느 모임이건, 좋은 모임은 하나라도 남는 게 있어야 한다. 남는 게 없으면 어찌 좋은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가? 미국에서 낙농업체의 대표에게 27개 업체가 ‘폭락 이전의 가격으로 환원해 달라’는 요청을 한 일이 있었다. 대표가 취할 수 있는 것은 폭락 이전의 가격으로 환원하는 일, 현재의 시세대로 판매하는 일, 적당히 타협하는 일 밖에 없어 보였다. 그러나 대표가 취한 것은 뜻밖에도 그들에게 ‘폭락이전의 가격 + 5%의 특별보너스’였다. 2년 후 아이스크림에 GMO(유전자조작식품) 파동이 일어났다. 소비자들은 낙농업체를 비방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불매운동으로 번졌다. 하지만 27개 업체는 전혀 그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들은 GMO식품을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그들의 대표가 취한 처사에 대한 응답이었던 것이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그러나 멀리 가려면 더불어서 함께 가라. 인도에서 호랑이 밀렵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은 일이 있었다. 인도 정부는 말끔하게 그 일을 해결하였다. 보통 그런 일이 벌어지면 밀렵꾼을 쫓아내거나 신고하는 자에게 포상금을 주는 방식으로 해결하지만, 인도 정부는 밀렵꾼들을 경비원으로 채용하였다. 그들만큼 호랑이에 관해서 잘 아는 전문가가 없었기 때문이다.

 

네 살짜리 여섯 명에게 마시멜로를 한 개씩 주면서 15분간을 먹지 않고 참으면 두 개를 주겠다고 하였다. 먹고 싶은 욕구를 참느라고 아이들은 코에 마시멜로를 문지르는가 하면, 입에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기도 하였다. 끝까지 참고 안 먹은 아이는 두 명이었다. 14년 뒤, 그들이 18세가 되었을 적에 그들의 학업성적을 조사해 보았더니 끝까지 참았던 두 명의 성적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났다고 한다. 그래서 당시의 비디오를 다시 돌리면서 두 아이들의 행동을 조사해 봤더니, 그들은 단 한 차례도 마시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던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성경에 선악과를 쳐다보지도 말고, 맛보지도 말라고 하였다. 아예 처음부터 관심을 끊어버리면 어느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는다. 그만큼 큰 인내가 필요하다. 성공한 자들의 공통점은 바로 인내심이 강하다는 것이다.

 

1,600년에 일본에서 있었던 실화다. 당시 벽촌에 있던 한 소녀가 자신은 당대에 최고 목수가 되리라는 야망을 품었다. 그녀는 동경으로 물어 물어 당대 최고 목수를 찾아갔다. 그러나 목수는 대뜸 ‘너는 안 돼’라고 하면서 제자로 받아주지 않았다. 이유는 그가 여자였기 때문이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그 자리에 그대로 3일을 꿇고 있었다. 3일 후에 그 목수는 ‘난 여자를 제자로 받은 적이 없다’고 하면서 가라고 하였다. 그렇게 하기를 1주일 째, 마침내 그녀는 목수의 허락을 받았다. 마침 한 총각이 제자로 들어와 그녀와 함께 목수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총각은 힘이 좋아 무거운 목재도 나르고 망치나 대패질도 힘차게 잘 했다. 1년이 지난 후에 총각은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녀도 고향으로 가게 해 달라고 하였으나 목수는 ‘총각은 손재주가 있고, 힘도 좋아서 지금 당장에라도 먹고 살 수 있으나, 너는 지금 나가면 아무 것도 못한다’고 하면서 거절하였다. 그렇게 하기를 무려 10년이 지났다. 스승은 그녀에게 ‘수고 했다. 그만하면 됐다’’고 하면서 귀향하라고 하였다. 그리고는 스승은 이내 숨을 거두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일본에서 가장 유능한 목수가 되었다.

 

잊지 말라. 리더는 남을 위해서 자기희생을 할 줄 알아야 하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할 줄 알아야 하며,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의 중요성과 가치를 일깨워 주어야 하고, 무엇보다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