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品
지난 목요일 강좌는 공병호 소장의 '명품 인생'이었다.
명품을 말 그대로 해석하면 '이름난 물건'이라는 뜻이다.
이름이 있다 함은 곧 개성이 있다는 의미다.
성경에도 아담에게 하느님이 짐승들을 불러 모으자, 아담이 그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그걸 문자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실제로 짐승의 이름을 아담이 붙인 것으로 믿는 모양이다.
그거야 말로 어리석음의 극치가 아닌가?
아담이 짐승의 이름을 지었다 함은, 곧 아담이 그들의 의미를 알았다는 뜻이다.
사람과 짐승의 차이가 있다면 사람은 태어나면 거의 고유의 이름을 지니지만, 짐승은 그렇지 못하다.
사람에게는 성이 있고, 이름이 있다.
姓은 '성 성'이라고 하는데, 여성이 자식을 낳아 한 조상으로부터 태어난 다른 사람들과 구별하기 위하여 붙인 것이 '성'이다.
'성'이란 용어는 '生'에서 나왔다.
즉 그만큼 사람은 고유한 모습과 개성이 있다는 것을 간파하였으며, 그것을 기리고 구분하기 위하여 붙인 것이 성이요, 이름이다.
김춘수 시인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꽃이 아니었다'고 하였다.
아무리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꽃이라고 하여도 그 의미가 닿기 전에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자연물에 불과하다.
아무리 오랜 옆지라고 하여도 그 의미를 모르면 마찬가지다.
그것은 무서운 병이다.
무관심은 기의 단절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명품의 名은 본래 夕(저녁 석)과 口가 만났으며, 品(물건 품)은 口가 셋이나 모인 글자다.
저녁때가 되면 날이 어두워서 얼굴로는 잘 분간할 수 없었기에, 입에서 나오는 소리로 이름을 불러서 알아낸다고 하여 '이름 명'이 되었다.
品은 여러 층,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모였으니 '품계'라는 의미를 가리키고, 또 여럿이 모여서 이러니, 저러니 하면서 '품평하다'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또한 口는 생긴 모습이 4방을 닫아 놓은 그릇인데, 그것은 곧 모든 물건을 다 담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것이 세 번 모이면, 천지인 삼계에 충만한 모든 물건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