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11. 10. 20. 07:55

 

紫禁城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 건립은 없던 일로 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될 걸 괜히 세상을 시끄럽게 하여 국론분열만 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지도자의 언행은 그만큼 신중해야 하는 법이거늘!

 

그간 인터넷에서는 대통령의 사저 건립에 대한 비난이 홍수를 이루었는데, 그중에서도 압권(壓卷)은 단연 ‘사저 명칭 공모’였다. 그에 대한 네티즌들의 응답은 요절복통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들이 많았다. 다음은 오마이뉴스에 실린 기사의 내용이다.

 

<쥐치소, 푸르쥐오, 쥐지욕림, 타쥐마할, 쥐라미드, 쥐마켓, 쥐편한세상, 쥐옥, 쥡, 쥐덜랜드, 쥐궁, 쥐떼월드, 쥐버랜드, 쥐박관, 쥐라기공원, 쥐구멍, 쥐랄궁, 쥡구석, 쥐방궁, 쥐곡산장, 생쥐궁, 쥐르사유 궁전….>

 

이중 '쥐금성'이 8할이 넘는 지지로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어쩌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쥐’가 되었는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일이다. 쥐금성은 북경의 ‘자금성’을 패러디한 것인데, 그에 대한 사전의 소개를 인용해 보자.

<쯔진청은 명·청 때 500여 년간 24명의 황제가 살았던 궁전이다. 명나라의 3대 황제 영락제는 권좌에 오른 지 4년째 되던 1406년 수도를 난징에서 베이징으로 옮기고 만리장성 이후 중국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쯔진청 쌓기에 나섰다. 이후 14년간 100만 명의 인부가 이 공사에 동원됐다. 사용된 건축 자재의 양도 상상을 초월해 벽돌 1억만 개와 기와 2억만 개가 사용됐다. 기둥에 쓰일 나무는 사천지방에서 조달된 것으로 운송에만 4년이 걸렸다. 전각의 받침대와 부조에 쓰인 돌은 50km 떨어진 채석장에서 날랐다. 돌은 하나의 무게가 200톤에 달하는 것도 있었다. 당시 부역자들은 겨울철 길에 물을 뿌려 빙판을 만든 뒤 돌들을 날랐다고 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완성된 쯔진청에는 황제 일가를 위해서 9천 명의 시녀와 1천 명의 내시도 함께 살았다.

쯔진청을 가득 메운 자색은 기쁨과 행복을 상징하는 빛깔이며, 동시에 우주의 중심인 북극성을 상징한다. 북극성은 하늘의 궁전이 있는 곳. 하늘의 아들 즉 천자인 황제가 사는 궁전 역시 그 하늘을 상징하는 자색으로 지었다. 남과 북의 긴 축 위에 놓인 쯔진청의 건축물들은 모두 남향이다. 이는 남쪽의 양기를 받고 북쪽의 바람과 음기로부터 황궁을 보호하려는 의도다.

성 내부는 정무 처리를 위한 구역(외조)과 황제의 주거 구역(내정)으로 크게 나뉜다. 남쪽에 있는 외조는 쯔진청의 정문인 오문에서 시작된다. 북쪽 방향으로 태화문·태화전·중화전·보화전이 한 줄로 늘어서 있고, 그 동서에 문화전·무영전 등의 전각(殿閣)이 있다. 높이 35m, 면적 2377㎡의 웅장한 태화전은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로 당나라 때에는 주요 의식이 치러지던 곳이다. 태화전의 앞마당에는 병사 9만 명이 모일 수 있는 넓은 뜰이 있다. 외조의 북쪽으로 내정이 펼쳐진다. 내정의 주요 건축물로는 건청궁· 교태전· 곤녕궁 등이 있다.

 

쯔진청은 철통같은 보안으로 황제를 지켰다. 바닥에는 걸을 때 경쾌한 발소리를 내는 특별한 벽돌이 갈려 있다. 이 벽돌의 효과는 음향만은 아니었다. 땅 밑에서 뚫고 올라올지 모를 침입자를 막기 위해 40여 장의 벽돌을 겹쳐 쌓았다. 성 내에는 후원을 제외하고는 나무가 전혀 없다. 암살자가 나무에 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천자의 거처지만 어쩌면 금으로 둘러싸인 감옥이었는지도 모른다.>

 

자금성은 ‘금으로 둘러싸인 감옥’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하늘을 대신한 천자(天子)라면 당연히 그만한 덕망으로 백성들의 사랑을 받아야 하거늘, 무엇이 무서워 그토록 엄중한 경호시설을 지어야 하는가! 정녕, 우리의 대통령들도 꼭 경호시설을 그렇게 많은 돈을 들여 지어야 하는가!

 

紫禁城은 말 그대로 ‘자주 빛으로 지은 성’이며 ‘아무나 들어오지 못하게 금하는 성’이라는 뜻이다. 紫色은 흑색과 적색의 혼합으로 만들어진 오간색(五間色)의 하나로 가장 어두운 색이다. 예부터 신선들이 즐겨 입는 옷의 색깔로 유명하다. 별중에서도 천추대제성인 북극성을 상징하는 색이라고도 하는데, 그만큼 우주의 중심에 위치한 곳이 자금성이라는 의미다.

 

紫는 ‘붉을 자, 자줏빛 자’라고 하는데, 此(이 차)와 糸(가는 실 사)로 이루어졌다. ‘자‘라는 발음은 ’차‘에서 온 것이며, 此는 止(그칠지, 멈출지)와 匕(나란히 비)가 합한 글자이니, 이는 곧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이므로 ’이것‘이라는 의미에서 ’이 차‘라고 하였다. 糸는 아주 깊은 么와 小가 합한 글자다. 즉 紫는 인간의 본체인 북극성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핵심 중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아! 우리는 언제나 紫霞島를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