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11. 10. 26. 08:14

政治

 

오늘은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는 날이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서 아마 투표에 영향을 미칠 듯하다. 투표율이 높으면 박원순에게 유리하고, 낮으면 아무래도 고정표가 많은 나경원이 유리하다고 언론에서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이번 선거전은 그 어느 때보다 저질이다. 물론 전에도 다반사였으나, 특히 이번의 선거전은 상대방의 단점은 물론, 꼬투리만한 흠집만 있으면 침소봉대하여 공격하는 네거티브가 가관이었다.

 

자고로 정치는 음양의 조화를 도모하는 일이다. 정치의 政은 ‘정사 정’이라고 하는데, 正(바를 정)과 攴(칠 복, 두드릴 복)을 합한 글자다. 즉 잘못된 것을 바르게 이리 저리 고쳐주는 일을 가리킨다. 무엇이 바름인가? 正을 보면 一 밑으로 모든 것이 그치게(止) 하는 것이 바른 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즉 분열시키지 않고 하나로 단합되게 하는 것이 바른 일이다. 治는 ‘다스릴 치’라고 하는데, 氵와 台(삼태성 태, 나 이)가 합한 글자이니, 이는 곧 ‘물로 나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라는 의미가 있으니 ‘다스림’은 이를 두고 한 말이다. 이처럼 政治라는 용어에는 ‘모든 것이 하나로 단합되게 고치면서 자신을 닦는 상태’라는 걸 일러준다.

 

본래 정치는 德을 베푸는 일이다. 덕은 道를 세상에 펼치는 일이다. 도는 태양이요, 덕은 그것을 어두운 세상에 펼치는 달과 같다. 달의 특징은 포근함에 있다. 달을 보면 고향이 생각이 나고 부모님과 가족, 친척, 친구 등이 생각난다. 그만큰 달은 포근한 어머니의 품과 같다. 그것이 정치인의 자세다. 그렇거늘, 작금의 정치판은 살벌하기 짝이 없다. 같은 정치인이 아니라, 어떻게든 꺾어야 할 적이요, 같은 하늘을 이고 살 수 없는 원수다. 도대체 그런 심보로 권력을 잡아 본 들, 어찌 포근한 덕을 베풀 수 있을까? 말로는 마치 서울시를 금방이라도 이상적인 도시로 만들 것처럼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혹세무민하는 소인배들에 지나지 않는다. 언제나 우리 정치한에는 상대방의 선행을 칭찬하고 격려해주는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을까! 차라리 현행 선거제도를 바꾸는 편이 낫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