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 精山 2011. 11. 16. 08:23

就任式

 

박원순 시장의 취임식이 있단다. 그런데 역사상 처음으로 온라인상에서 치른다고 한다. 그 발상이 참으로 신선하며, 한 사람의 힘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갖는다. 역대 시장들의 요란한 취임식에 비하면 얼마나 간소하면서도 효율적인 행사인가! 온라인이니 시간과 비용도 절감되고, 한정된 공간에 비해서 무한한 시민들이 함께 볼 수 있지 않은가? 석 대나 되던 관용차를 두 대로 출이고, 그것도 일반 서민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 카니발로 교체했다고 하는 뉴스를 접하니 오랜만에 괜찮은 시장을 뽑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제발, 전임 시장들이 그랬던 것처럼 서울시를 빚더미에 앉히면서 허례허식에 빠지지 말기를 고대한다. 그런 시장을 ‘빨갱이’라고 하면서 폭력을 휘두른 여성이 있다고 하니, 세상은 요지경이다.

 

취임은 就(이룰 취)와 任(맡길 임)으로 이루어졌다. 就는 京(서울 경)과 尤(더욱 우)가 합한 글자다. 京은 본래 高에서 밑의 口를 빼고, 높이 솟은 돈대(丨)를 집어넣은 모양이다. 즉 높은 돈대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고 하여 ‘서울 경’이라고 하게 되었다. 尤는 손을 가리키는 又와 그 손에 들려 있는 무언가를 나타내는 一을 합한 글자이니, 이는 곧 손에 특별히 무언가가 들려 있는 모습이라고 하여 ‘더욱 우’라고 하였다. 조선시대의 유명한 학자인 송시열의 호가 尤庵이다. 그러므로 취임의 就任에는 ‘평소보다 더욱 높은 곳에서 일을 맡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 부디 박시장은 서민운동가의 이미지에 맞게 초심을 잃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