易과 관련된 한자
易과 연관된 단어들은 매우 많은 편이다.
易理 : 역의 법칙, 역의 이치.
理는 본래 다스리다는 의미다. 따라서 易理는 역으로 다스리다는 의미가 있는데, 인간의 政事는 불론, 온 우주의 사물은 모두 역리에 의해서 다스려진다. 理는 王과 里(마을 리)가 합한 글자다. 里는 田과 土가 있어서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니 한 마을이 이루어진다는 데서 나왔고, 王이 다스린다고 하여 理는 ‘다스릴 리’라고 한다. 王은 천지인 三을 하나로 뚫은(丨) 존재라고 하니, 이 역시 易에 달통한 인물이다. 이상적인 세상은 역리대로 다스려질 적에 비로소 가능한 법이다.
易象 : 卦로 나타난 象. 象은 ‘코끼리 상, 모양 상, 그림 상’이라는 뜻이 들어 있다. 象은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것이요, 그것을 인간이 본떠서 흉내를 내면 像이라고 한다. 銅像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이기에 銅象이라고 해서는 안 된다. 이처럼 象은 자연 그대로가 보여주는 모습을 가리키는 것인데, 왜 굳이 코끼리와 연관 지었을까? 그것은 지구상에서 몸집이 가장 큰 동물이 코끼리이기 때문이다. 몸집은 하늘의 기운이 모인 집합이니 음양의 집합을 의미한다. 하늘은 음양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나타내는데, 그중에서 최대의 형상이 바로 코끼리다. 易을 통해서 나타난 모습은 가장 큰 하늘의 뜻이 담긴 것이라고 보아 코끼리 象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易象을 본다는 말은 곧, 가장 큰 하늘의 뜻을 본다는 것과 같다.
易象을 옥편에서 찾으면 ‘卦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하였다. 卦는 ‘괘 괘’라고 하는데, 음효(--)와 양효(-)로 된 선이 변하면서 나타내는 모양을 가리키는 용어다. 卦는 두 개의 土(음10토, 양5토)로 점을 치다(卜)는 의미에서 나온 글자다. 易地思之는 내가 처한 곳(地)을 바꾸어(易) 생각하다(思之)는 풀이가 나오는데,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 함’이라는 의미가 된다.
易地는 또한 ‘평평한 땅’이라는 의미도 있다. 易에는 ‘쉽다’, 혹은 ‘편하다’는 의미도 있다. 일월이 번갈아 운행하기 때문에 살아가는 데에 별로 불편한 것이 없다는 말이다. 少年은 易老하다고 하였으니 소년도 늙기는 쉽다는 말이다. 簡易驛은 정식 역은 아니지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역을 가리킨다.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은 이루기 어렵다)고 했던가? 오늘도 시간은 쏜살 같이 달려간다.
易學을 제대로 알 수 있다면 세상을 재미있고도 편하게, 쉽게 살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예로부터 易, 書, 詩, 春秋라고 하였다. 선비가 지녀야 하는 필수적인 학문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 되는 것을 易이라고 하였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 공자 같은 大聖도 마지막 죽을 때까지 붙들고 늘어진 것이 역학이었다. 마지막에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고 한다. ‘나에게 시간을 더 준다면 五十으로 가히 부끄럽지 않을 텐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