學
學
學은 子를 부수로 하는 회의문자다. 그 구성요소를 보면 爻(효 효, 본받을 효, 엇갈릴 효)와 冂(클 경, 멀 경)과 *(두 손 맞잡은 모양)이 합친 글자다. 어린 아이(子)가 큰 건물()冂) 안에서 두 손을 맞잡고 배우는(爻) 상태를 그린 글자라고 하여 ‘배울 학’이라고 한다.
爻는 주역의 六爻를 가리키는 것으로 ×와 乂(벨 예)가 합한 상형문자다. ×는 본래 五의 古字다. 6효의 머리가 모두 엇갈린 상태를 하고 있는 걸 본떠 만든 상형문자라고 하는데, 그만큼 이리저리 얽히고설킨 만물을 상징한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얽히고설킨 상태를 가리킬까? 그것은 五行이다. 본래 ×는 곱셈을 상징한다. 그것은 대각선을 이은 선이므로 당연히 가장 긴 선을 의미한다. 가장 길다 함은 최대한으로 부풀렸다는 의미다. 즉 爻라는 글자에는 만물의 의미를 최대한으로 부풀린다는 뜻이 들어 있다.
乂는 풀을 베는 가위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벨 예’가 되었다. 乂에 刂(칼 도)를 붙이면 예초기(刈草器)가 된다. ×와 乂가 합하면 ‘효’라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5행이 서로 얽혀가면서 불필요한 것을 베어내어 정리하는 상태를 가리킨다. 즉, 주역을 이루고 있는 爻는 그런 일을 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爻에 대한 이치를 깨치면 오행은 물론 6기의 움직임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그런 爻가 두 손을 맞잡고, 冂과 子와 합하면 學이 된다. 臼(절구 구)와 비슷한 ‘두 손을 맞잡은 모양’은 그릇(凵) 속에 든 여러 가지 곡물들을 가리킨다. 그 밑에 어린 子女를 넓고 크게(冂) 감싸고 있는 형국을 합한 상태가 바로 學이다. 子는 一(태극)을 다 마친(了 : 마칠 료) 상태를 가리키고 있으니, 이 모든 걸 종합하면 사물의 궁극적 실재인 태극을 두 손을 맞잡은 공손과 정성으로 하나로 엮어 내어 크고 넓게 사물을 본뜨기 위함이 學이라는 글자 속에 담긴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