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乙 새을(象形) 部

영부, 精山 2012. 2. 8. 07:45

乙 새을(象形) 部

 

乙은 10천간의 두 번째에 해당한다. 새가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다니는 모습을 본뜬 글자라고 하는 설도 있고, 겨울의 차가운 음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이른 봄에 초목의 싹이 곧게 뻗지 못하고 구부정하게 피어나는 모양을 본뜬 글자라고도 한다. 어느 경우이건 약동(躍動)하는 기운이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형태를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9궁을 바탕으로 8괘가 운행하는 형태를 나타낸 것이 乙이다. 예부터 弓乙이라는 것이 변화를 상징한다고 하였는데, 弓은 중심에서 변화가 벌어지는 것을 나타낸 문자요, 乙은 4방과 8방으로 변화하는 상태를 나타낸 문자다. 弓은 본래 활의 본체를 형상한 것으로 甲이라고도 하며, 乙은 활대에 매인 줄을 가리킨 것으로 줄이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모양을 나타낸 글자다.

 

                                    9리화

                    4손풍                         2곤지

 

                    3진뢰            5           7태택

 

                    8간산                         6건천

 

                                   1감수

                                (兩弓雙乙)

 

그런 까닭에 乙을 부수로 하는 글자들은 대개 구부러진 상태에서 움직이는 형태를 가리키거나,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를 가리키거나(첫 번째는 甲) 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乙을 부수로 하는 한자는 대략 20개 정도가 되는데 중요한 것들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九(아홉 구)가 乙을 부수로 하는 대표적인 글자다. 九는 乙이 크게 빼친(丿) 상태를 가리키는 지사문자인데, 무형인 10을 제외한 숫자 중에서 가장 많은 변화를 나타낸다. 그러기 때문에 구변(九變)이라는 용어가 생겼으며, 구곡간장(九曲肝腸 : 상심이 쌓이고 쌓인 마음속)이나 무이구곡(武夷九曲 : 경치가 빼어난 계곡)이라는 말도 생겼다. 하늘도 구천(九天)이 있으며, 별도 구성(九星)이 있다고 하며, 파란만장한 삶을 가리켜 구사일생(九死一生)이라고 한다. 9는 천지인 3신이 각기 3변을 한 셈이니, 모든 변화의 종점이다. 그것을 굳이 乙이 크게 삐친 상태로 표기한 것을 보아도 乙이 땅에서 벌어지는 우주변화의 원리를 가리키고 있음을 여실(如實)히 알 수 있다.

 

乞(빌 걸)도 乙을 부수로 한다. 이것은 원래 하늘에서 구름의 기운이 피어오르는 모양을 본든 상형문자였는데, 뒤에 ‘빌다, 애걸하다’ 는 뜻으로 변했다. 人은 ‘사람‘을 가리킨 것이 아니라, 본래 구름의 모양을 본뜬 것이지만 사람(人)이 자기 자신을 구부려 낮춘 乙의 모양을 하고 있으니. 이는 곧 자신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비추어 하나라도 더 많은 것을 ’빌어서 얻기 위함‘이다. 빌어먹는 사람을 걸인(乞人)이라 하며, 그들은 걸식(乞食)을 한다.

 

乳(젖 유)도 역시 乙을 부수로 하는데, 孚(미쁠 부)와 乙을 합한 글자다. 孚는 짐승이 손톱이나 발톱(爪)으로 새끼(子)를 보호하는 모양을 가리키는 것으로 더 없이 믿음직한 모습을 상징한 글자다. 그 옆에 새(乙)가 붙어 있으니 새가 자신의 새끼를 안고서 젖을 먹이는 것이라고 보아 ‘젖 유’라고 하였다. 또는 아이가 한 번이라도 더 어머니의 젖을 먹기 위해 울었다 웃었다 하면서 여러 가지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걸 가리킨 문자라고 할 수도 있다.

 

乾(하늘 건)은 아침 해가 남십자성과 북십자성 사이에 뜨게 되면 대지가 말라 건조해지게 마련이므로 목을 적셔 줄 물을 빌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기 때문에 ‘마를 건’이라고도 하는데, 건초(乾草), 건조(乾燥)라는 말이 나왔다. 하늘과 땅을 가리키는 것으로는 건곤(乾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