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亠 돼지해머리 두 部

영부, 精山 2012. 2. 15. 07:55

亠 돼지해머리 두 部

 

亠를 가리켜 돼지 머리라고 한 것은, 돼지를 가리키는 亥의 머리와 같기 때문에 붙인 명칭인 듯하다. 더 이상 그에 대한 설명이나 언급이 없기 때문에 ‘뜻 없는 두’라고도 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돼지는 5행으로 북방에 있는 6水라고 한다. 수(數)에는 生數(1, 2, 3, 4, 5)와 成數(6, 7, 8, 9, 10)으로 나누는데, 生의 머리는 1이요 成의 머리는 6이다. 생수는 아직 형상이 자라나는 과정이고, 성수는 형상이 다 자라 더 이상 자랄 수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성수의 머리를 6이라고 한 것은, 6수에 이르러 형상이 온전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성경에도 이르기를 하나님이 6일 만에 천지창조를 마쳤다고 한 것도 역시 6수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6은 1, 2, 3을 합한 셈이기도 하고, 1태극이 5행을 구비한 상태를 가리키기도 하며, 2음양이 4방으로 나타날 준비를 완료한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

 

같은 북방의 水라고 하여도 生水는 쥐를 가리키는 子1水로 보지만, 成水는 돼지를 가리키는 亥6水로 본다. 쥐는 어두운 굴에 숨어 살면서 아주 조심스럽게 1양(陽)을 간직하지만, 돼지는 겁이 없이 아무 것이나 가리지 않고 엄청난 양(量)의 식사를 한다. 이처럼 엄청난 양의 식사를 하는 것을 팔괘로 말한다면 곤괘(坤卦☷)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곤괘의 숫자가 6이다. 곤괘는 땅을 가리킨다. 따라서 돼지는 땅의 머리가 된다.

 

亠가 隱(숨을 은)의 고자(古字)인 ㄴ과 합하면 亡(망할 망)이 되는데, 이는 곧 세상에 머리를 당당히 내놓지 못하고 숨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고 하여 ‘망할 망’이라고 한다. 죽은 자를 가리켜 망자(亡者)라고 하며, 나라가 망한 것을 망국(亡國)이라고 한다.

 

亠를 부수로 한 문자로는 亢(목 항)도 있다. 위에 亠는 머리를 가리키고, 밑의 글자는 목의 동맥을 나타내는 상형문자로서 사람의 목줄기를 가리킨다. 목은 위에 있는 머리로 올라가는 통로라고 보아 亢에는 ‘오르다, 높아지다’는 의미도 들어 있다. 주역의 건괘의 맨 위에 있는 양효(陽爻)를 가리켜 항룡유회(亢龍有悔 : 더 이상 오fms 용이 내려올 줄 모르면 반드시 후회함)는 그 좋은 사례다.

 

交(사귈 교)도 亠를 부수로 한다. 六과 두 다리가 교차된 모양인 乂를 합한 상형문자인데, ‘섞이다, 바뀌다’ 등의 뜻으로 쓴다. 六이라는 한자는 머리를 八로 나눈 것이니, 우주라는 수박을 세 번 갈라서 나타난 표면의 6 十字에서 여덟 조각으로 벌어진 상태를 나타낸 것이다.

 

亨도 亠를 부수로 삼는데, 그 모양은 종묘(宗廟 : 제사를 지내는 곳)를 본떴다. 제사를 드리는 것은 조상이나 하늘에 거룩한 제물을 바치는 일이므로 亨은 ‘드릴 형’이라고도 하며, 그렇게 되면 만사가 잘 통한다고 하여 ‘형통(亨通)할 형’이라고도 한다.

 

京(서울 경)도 亠를 부수로 하는데, 본래 高(높을 고)에서 밑의 口를 빼버리고 대신 높은 墩臺(돈대)를 가리키는 丨을 집어 넣어서 만든 회의(會意)문자다. 돈대처럼 높은 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어 ‘서울’을 이룬다. 경도(京都)는 천자가 있는 도시를 가리키고, 경기(京畿)는 서울과 가까운 부근을 가리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