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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 사람 인(상형) 部

영부, 精山 2012. 2. 19. 07:49

人 사람 인(상형) 部

 

人이 ‘사람 인’이라는 건 모르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왼편은 남자, 오른편은 여자가 서로 기대고 있는 모양이라고 하는가 하면, 사람이 팔을 뻗치고 서 있는 모양을 옆에서 그린 글자라고도 한다. 남녀가 모여서 의지하는 데에서 ‘모일 인’이라고도 한다. 사람다운 사람을 가리키는 뜻으로 보면 인격(人格)이라고 할 적에 사용하며, 많은 백성을 가리키는 면으로 쓸 적에는 인민(人民)이라고 한다.

 

人을 부수로 하는 한자는 무려 400자 가량이나 된다. 그만큼 사람이란 존재는 많은 뜻을 내포한다. 그 중에서 중요한 것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介(끼일 개)는 위에 人이 있으니 人을 부수로 한다고 하였으나, 본래는 十과 八이 합하여 만들어진 글자다. 음양의 합인 十이 8괘라는 형상으로 나누어진다는 의미인데, 사람은 그 사이에 끼어서 살아가는 존재라고 하여 ‘끼일 개’라고 하였다. 또는 그렇게 나누어진 것을 잘 지키는 ‘절개(節介)’의 뜻을 나타낸다. 이것과 저것의 사이에 끼어드는 것을 중개(仲介)라 한다.

 

仇(원수 구)는 사람이 九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를 가리키는데, 十이되지 못하면 서로 원수처럼 지내게 마련이라고 하여 ‘원수 구’라고 한다. 포로(捕虜)를 다른 말로 구로(仇虜)라고도 한다.

 

仁(어질 인)은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려면 어질어야 한다. 어질게 되는 비결은 음과 양의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어진 마음을 인심(仁心)이라 하고, 인덕이 있고 수명이 길면 인수(仁壽)라고 한다.

 

代(대신할 대)는 사람이 弋(주살 익)하는 상태를 가리키는데, 주살은 오늬(화살의 줄이 걸치게 파인 홈)가 있는 화살이다. 즉 활을 쏠 적에 한 발을 쏘면 다른 화살로 대신한다는 데서 ‘대신할 대’라고 하였다. 대가(代價 : 일을 하고 그에 대한 값으로 받는 보수), 대금(代金 : 물건의 값으로 치르는 돈), 대변(代辯 : 남을 대신하여 의견을 발표함) 등에 사용한다.

 

令(영 령, 하여금 령)도 人을 부수로 하는데, 合의 생략형인 亼(모일 집)과 사람이 무릎을 꿇고 앉은 모양인 卩을 합한 회의문자다. 신이나 임금이 많은 무리에게 무릎을 꿇게 하고 ‘명령’을 내린다는 데에서 ‘영 령’이라고 한다. 명령은 입(口)으로 내리는 것이므로 令에 口를 더하면 命(목숨 명, 명령 명)이라는 글자가 나왔다.

 

仙(신선 선)은 ‘산에 있는 사람’이란 말인데, 山은 凵(위 터진 그릇 감, 입 벌릴 감)에 하늘로부터 내려온 강력한 기를 담고 있는 모습이다. 산은 팔괘 중에서 艮☶에 해당하는데, 그것은 순음이 모인 땅☷에서 가장 높이 올라간 것이니 하늘에 근접한 상태를 말한다. 신선은 세상의 모든 질곡(桎梏 : 족쇄와 쇠고랑)에서 벗어난 자유인을 가리키는 것으로 예수도 ‘그 날에 산으로 도망하라’고 하였다. ☶의 형태를 보면 밑에 탁한 세상에서 멀리 하늘로 올라간 모습이다.

 

他(다를 타)는 人과 也(잇기 야)가 합하였으니, 사람은 본래 다 다른 존재끼리 하나로 이어져서 살아간다고 하여 나온 글자다. 타인(他人 : 다른 사람), 타사(他社 : 다른 회사) 등에 주로 사용한다.

 

件(물건 건, 사건 건)은 人과 牛(소 우)가 합한 글자인데, 그것이 왜 ‘물건, 사건’을 가리키는 글자라고 할까? 소는 밭을 갈아 풍성한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소는 팔괘로 보면 땅을 가리키는 곤괘☷이며, 그와 대조적인 하늘은 말로 상징되는 건괘☰다. 하늘은 정신적인 면을 가리키고, 땅은 육신적인 면을 가리킨다. 육신적인 면을 다른 말로 물질, 혹은 물건이라 한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마치 소가 밭을 갈아서 땅을 정리하는 것처럼 잘 정리, 정돈을 해야 한다는 뜻에서 나온 글자다. 건수(件數)는 사건의 수량을 가리키고, 건명(件名)은 어떤 일이나 물건의 이름이다.

 

企(꾀할 기)는 人이 止(멈출 지)한 상태를 가리키는 한자인데, 止는 본래 발(足)을 생략한 글자다. 사람이 발걸음을 멈추고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일을 꾀한다고 하여 ‘꾀할 기’라고 하였다. ‘그는 다시 그 일을 기도(企圖)하였다’, 혹은 ‘기획(企劃 : 꾀하여 계획함)하다’ 등에 주로 사용한다.

 

仿(본뜰 방)은 人과 方이 합한 글자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天圓地方)는 말은 예부터 내려온 전통인데, 둥근 것은 자유를 가리키고 모난 것은 단정함을 의미한다. 땅은 반드시 4계절과 4방이라는 시공의 틀 속에서 움직여야 하는 것처럼, 사람도 일정한 틀 속에서 움직여야 하는데, 그것은 땅의 속성인 方을 본받는 일이다. ‘그는 부처님을 방불(訪佛 : 부처를 닮음)케 하다’고 할 적에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