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갑 단상(斷想) - 천부동 건설
회갑 단상(斷想) - 천부동 건설
어제는 내가 세상에 태어난 후 만 60년이 되는 회갑이었다. 본래 아침을 안 먹는 지라 미역국은 애초부터 바라지도 않았다. 새벽 7시에 남동생이 찾아 와 자신이 일하는 현장까지 공구를 내 차로 실어다 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근처 설비가게에서 공구를 뒷좌석에 실었는데, 그만 온통 좌석이 기름으로 범벅이 되었다. 공구에 들어 있는 기름을 빼지 않고 실었기 때문이다.
동생은 미안한지 연신 휴지로 시트를 닦아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아닌가? 하필이면 회갑 날에 웬 기름벼락이람? 독산동 현장까지 운전하면서 나는 이것도 필시 무슨 뚯일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기름은 모든 걸 태우는 연료가 아닌가? 필시 하늘은 그간 태우지 못한 내 꿈을 위한 모든 정열을 다 불태우라는 말씀을 하심인가?
내 꿈은 누가 뭐래도 천부동 건설이다. 2003년 다음카페를 개설할 적부터 이미 내 머릿속에는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함께 모여 사는 도인촌이 들어 있었다. 물론 박태선씨가 만든 전도관의 신앙촌도 도인촌이고, 십승지라고 하는 곳에 모인 계룡산에 무수한 도인촌들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꿈꾸는 도인촌은 그런 게 아니다. 그들의 말로가 어떤 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생략하기로 하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참다운 깨달음이다. 한 생각이 잘 못 되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처음에는 그럴 듯한 명분과 대의로 그럴싸하게 출발을 하지만, 가면 갈수록 처음의 의도와는 전혀 딴판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그 이유는 진리가 아니면 전부 허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20세부터 시작한 구도(求道)를 학문으로 정리할 필요성을 통감했다. 대부분 도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학문적인 바탕이 매우 부실하다는 걸 나는 그간의 체험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간 나는 성경을 위시해서 불경과 유가의 글들을 어느 정도 보았지만, 그것은 내 손으로 직접 정리하지는 못했었다. 그래서 <진리의 광장>에서 그런 시도를 해 보았고, 다음에 진리가 살아 도인촌을 건설하기 위해 <천부동>을 개설했다.
막상 학문으로 정리를 하다 보니 내 자신이 너무 어리다는 걸 실감했다. 그래서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천부동 건설을 주창할 수 없었다. 어느 정도 내 자신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가 되었을 적에 천부동 건설을 추진하는 게 옳은 방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기를 어언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고 어제 회갑을 맞았다. 물론 아직도 부족한 감은 많지만, 이제는 천부동 건설을 현실화할 날이 다가왔음을 직감한다. 이제 더 이상 미루다가는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학문의 완성을 위해서도 더 이상 천부동의 건설을 미루면 안 된다.
그간 36강을 비롯한 많은 강좌를 무료로 한 이유는, 우선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하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인적인 자원도 어느 정도 확보되었으니 천부동 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그러나 나에게는 돈이 없다. 천부동을 건설하려면 적지 않은 땅이 필요하다. 그 위에 집을 짓고 자급할 식량도 재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거두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직접 자금을 만들 수 있다면 그게 더 좋지 않은가?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요양원이다. 나는 과거 구례에서 3년 간 요양원을 하면서 많은 암환자를 대해 본 경험이 있다. 그러기에 풍부한 요령이 있다고 자부한다. <밥 따로 물 따로 요법>과 <음성내공(주문수련)>, 요가, 걷기, 쑥뜸요법, 거기에 마음을 밝히는 학문 등, 중병이라고 할지라도 속히 고칠 수 있는 이치와 요령이 있다.
요양원을 통해서 나오는 수익금은 천부동 건설을 위한 자금이 될 것이다. 누구나 진리를 터득하고 생활화하기 위한 마음만 있으면 천부동 주민이 될 수 있다. 대신 철저한 공부와 수련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냐하면 적어도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수익금은 전부 그런 분들을 위해서 쓸 것이다.
왜 사람이 먹고 살기 위한 일에만 몰두해야 하나? 솔직히 먹고 입는 데에 들어가는 돈은 얼마 안 된다. 대부분 남보다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내 자식은 좋은 학교에 보내야 하고, 좋은 배필감을 만나야 하며,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영과 육에 대한 발전은 등한시 하게 된 것이다.
천부동에서 가장 비중을 두는 것은 자기자신을 계발하기 위한 시간이다. 영적으로 육적으로 질병도 없고, 걱정이나 근심이 없는 신성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먹고 사는 건 저절로 해결된다. 그런 사람이 진정으로 이 사회의 지도자가 되어야 할 게 아닌가? 천부동에서는 무엇보다도 이런 지도자의 양성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그리하여 제2, 제3의 천부동이 나와야 한다. 그러다보면 이 나라는 대천부국(大天符國)으로 거듭난다. 대한민국에서 대천부국으로!
사람다운 사람이 모여 사는 곳! 모두가 내 가족이며, 사랑하고 사랑 받는 이웃! 사랑과 진실이 살아 숨 쉬는 곳! 천부동의 건설이 내 꿈이다. 이제는 물이 아닌 기름이다. 회갑 날 아침에 기름범벅이 된 것은 기름을 사용하라는 말씀이다. 기름은 물과 불이 합한 상태다. 子時와 巳時가 합한 새로운 용담수가 기름이다.
동지들이여!
이제는 일어나라. 빛을 발하라. 새벽이 이미 열려 동창이 밝았다. 천부동을 위한 성금도 좋고, 주변에 싼 땅이나 쓰지 않는 모텔이나 수련원 등이 있다면 제보를 해 주는 것도 좋으리라. 개벽은 가만히 있어서 되는 것도 아니요, 지축이 바로 잡힌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인간의 정성과 일심이 중요하다.
왕 정산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