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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교육으로 미국 뉴욕의 빈민가 할렘에서 뉴욕·뉴저지주 최고의 명문으로 거듭난 데모크라시 프렙 차터스쿨이 다시 한번 ‘기적’을 일궈냈다.
현재 데모크라시 프렙이 뉴욕주 6개 학교에 도입한 한국식 교육을 앞으로 5년 동안 미 전국 21개 학교로 확대하도록 미국 연방 교육부가 910만 달러(약 100억원)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재정적자 때문에 교육 예산을 대대적 삭감해온 미 교육부가 한 학교재단에 거액의 지원금을 몰아준 건 극히 이례적이다.
‘차터스쿨’은 자율형 공립학교다. 학생은 지역에서 추첨으로 뽑고 모든 예산은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되 운영은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 데모크라시 프렙은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를 한 세스 앤드루(32) 교장이 2006년 설립했다. 전교생에게 한국어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치고 봉산탈춤·태권도는 물론 한국식 예절도 익히게 하고 있다. 학생 모두가 흑인·히스패닉이고 80%가 저소득층인데 지난해 뉴욕주 고교생 졸업시험에서 상위 5% 안에 드는 명문으로 부상해 미 교육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학교의 지난해 졸업시험 통과비율은 영어 99%, 수학 98%였다. (중앙일보 6월 7일자 1면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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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가 교사들의 책임을 강조하는 만큼 학생들이 교사를 존경하게끔 규율도 엄격하다. 교사에게 함부로 말하거나 버릇없이 굴어서도 안 된다. 오후 3시면 수업을 마치는 일반 공립학교와는 달리 이 학교는 오후 5시까지 다양한 방과후 수업을 진행한다.
데모크라시 프렙이 미 교육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는 데 도움을 준 할렘 출신 찰스 랭글 연방 하원의원은 “1950년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폐허가 된 서울을 떠나온 뒤로 늘 마음이 무거웠다”며 “교육에 대한 한국인의 열정이 할렘에서 새로운 기적을 만들고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