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괘 이야기 29
복희도는 하도가 나온 지 103년 차가 되는 해에 복희씨가 그것을 풀이하여 세상에 팔괘를 그어 전했다. 아마 복희씨만큼 큰 은덕을 세상에 남긴 성인은 없으리라. 그런 복희도의 맨 꼭대기에는 1건천이 있고, 맨 밑에는 8곤지가 있다. 그것은 하늘은 위에 있고, 땅은 밑에 있다는 걸 말해준다. 그리고 그 한 중간에는 3리화와 6감수가 있으니, 그 까닭은 천지의 한 복판에는 태양과 달이 운행하기 때문이다. 리괘의 형상☲을 보면 순양의 중심으로 음이 들어간 상황이고, 감괘의 형상☵은 순음의 중심으로 양이 들어간 상황입니다. 즉 하늘의 양기를 흩어지지 않게 모아주는 중심과 땅 이 위축되지 않도록 양기를 발산시켜 주는 중심이 천지 사이에 있다는 걸 일러주고 있는 셈이다.
1건천의 좌우에는 2태택과 5손풍이 자리 잡고 있는데, 2태택은 1건천의 맨 위에서 음이 하강하기 시작한 상태이며, 5손풍은 이미 음이 다 자라서 땅으로 내려간 상태다. 하늘에서 하강하기 시작하는 음은 허공에 있는 습기로 나타나는데 이런 습기가 모인 상태를 가리켜 택(澤)이라 하며, 땅으로 내려간 음은 땅과 마찰하여 땅에 있는 물질을 만져주고 때로는 날려버리는데 이런 상태를 가리켜 풍(風)이라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8곤지의 좌우에는 4진뢰와 7간산이 있는데, 4진뢰는 땅 속에서부터 치솟는 양을 가리키고, 7간산은 땅 위로 솟은 양을 가리킨다. 땅속에서 솟는 양은 땅을 깨부수지 않으면 나올 수 없으니, 어둡고 갑갑한 걸 깨부수는 상징인 우레나 번개를 가리킨다고 하여 진뢰(震雷)라고 하였으며, 땅위로 솟은 양은 더 이상 올라갈 데가 없이 솟은 산이라고 하여 간산(艮山)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복희 8괘도는 철저하게 음과 양의 상태를 기준으로 삼았으니, 이를 제대로 볼 수 있다면 우주만물의 형상을 간파할 수 있는 눈이 열리게 마련이다. 이런 것은 결국 모든 만물은 다 8상을 지니게 마련이라는 걸 일러준다. 그리고 그 8상은 세 번의 변화를 주도하는 무형의 3신이 주도한다. 즉 유형은 8로, 무형은 3으로 최대치가 되는데 이 둘을 합한 11을 가리켜 11귀체라고 하였다.
오늘의 주제
1건천에서 본 태택과 손풍, 8곤지에서 본 진뢰와 간산과 달리 3리화와 6감수에서 본다면 어떤 의미가 될까? 3리화의 위가 변하면 진괘가 되고, 밑이 변하면 간괘가 된다. 또한 6감수의 위가 변하면 풍괘가 되고, 밑이 변하면 태괘가 되는데, 이런 사실을 어떤 의미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