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괘 이야기 44
하늘에서는 왜 물이 생기고, 땅에서는 왜 불이 생길까? 이에 대한 코쿤님의 답은 < 양이 다하면 음이 나오고 음이 다하면 양이 나오는 원리에 따라 하늘은 순양이므로 음의 상징인 물이 나오고, 땅은 순음이므로 양의 상징인 불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이치에 의해 문왕도의 1감수로 용담도의 10건천이 들어가고, 9리화로 2곤지가 들어 가게 됩니다>는 것이었다.
양이 다하면 음이 되고, 음이 다하면 양이 되는 건 대자연의 철칙이다. 그런데 양이 다하면 어떻게 해서 음이 나오고, 음이 다하면 어떻게 해서 양이 나오는가 하는 것이 어제의 주제였다. 그냥 하늘은 순양이므로 음의 상징인 물이 나오고, 땅은 순음이므로 양의 상징인 불이 나온다고 해도 물론 일리는 있다. 하지만 무언가 좀 더 구체적인 부연이 있어야 할 듯하다.
天一生水와 地二生火 속에 이미 그 답이 들어있다. 天一生水를 그냥 ‘하늘은 첫 번째로 물을 만들다’로 풀고, 地二生火를 ‘땅은 두 번째로 불을 만들다’는 식으로 풀이를 하는 한, 그 참 의미를 안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天一生水는 ‘天一一‘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것은 ’하늘의 1극은 1이다‘는 말이니, 하늘에는 절대적인 유일한 존재만 있다는 뜻이다. 그러기에 하늘은 어디를 보아도 항상 동일하여 아무런 차별이 없다. 이처럼 모든 것을 무등과 무별의 상태로 만드는 1의 속성에 의해 생기는 것이 바로 水다. 반대로 땅은 상대적인 세계이므로 음양(2)으로 상징한다. 그래서 地一二라고 하였다. 地二生火는 바로 이런 데에 연유한 것이니, 온갖 사물이 상대적으로 벌어지는 걸 좋아하는 곳이 땅이다. 이처럼 땅이 좋아하는 성질로 인해 나타난 것이 바로 火다. 물은 한 곳으로 모이기를 좋아하지만, 불은 서로 흩어지기를 좋아한다.
인체에서도 머리의 생각은 일념(一念)으로 뭉쳐야 하지만, 복부의 기운은 다양한 곳으로 흘러야 한다. 그래서 머리는 물처럼 차갑고, 배는 불처럼 따스해야 한다.
오늘의 주제
왜 리괘☲가 불이 되고, 감괘☵를 물이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