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괘 이야기 93
바람이 땅에 접속하는 건, 하늘에서 하강 하던 음이 마침내 땅으로 내려 온 상태다. 음은 언젠가는 음의 본체인 땅으로 내려와야 한다. 땅이 시작하는곳은 복희도의 서남방 5손풍이 자리한 곳이다. 반대로 양은 위로 올라가는 법인데, 그 맨 처음 출발지가 땅 밑이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걸 가리키는 게 복희도의 4진뢰다. 즉, 복희도의 동북방은 강력한 양기가 치솟는 곳이다. 인체로 본다면 아마 간이나 담을 가리킨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진장남에서 출발한 양은 감중남을 거쳐 간소남에 이르러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즉, 하늘에 가장 근접했다. 이것은 땅에 접속한 손장녀와 상대적인 것이다. 음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린 것은 5손풍 바람이요, 양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간 것은 7간산이다. 이를 가리켜 '地者本好親下'와 '天者本好親上'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바람은 호랑이를 좇는다고 하였으며, 구름은 용을 좇는다고 하였던 것이다.
여기서 정리를 한다면, 다 큰 음은 바람이라고 하며, 다 자란 양은 구름이라고 한다는 사실이다. 예부터 '풍운아'라는 말이 있으니, 그것은 음과 양의 극과 극을 다 체험한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손풍은 양을 다 흩어버리고 땅에 음을 쌓는 상징이요, 간산은 음을 다 흩어버리고 하늘에 양을 쌓는 상징이라는 뜻이다.
그러기에 하늘 위에서 바람이 부는 풍천의 괘상은 '小蓄'이라고 하며, 반대로 하늘 위에 산이 우뚝 솟은 산천의 괘상은 '大蓄'이라고 한다. 잊지 말라. 艮山은 양을 높게 쌓은 상태이며, 巽風은 양을 분산시키는 상태라는 걸!
오늘의 주제
복희도의 2태택으로 5손풍이 들어가면 '풍택중부', 혹은 '택풍대과'라고 하는데, 왜 그런 풀이가 나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