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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도 이야기 20 - 3, 8木

영부, 精山 2013. 4. 12. 08:40

인체에서 木에 해당하는 장기를 들라고 하면 간(肝)이라고 하는데, 간은 다른 장기보다 부피가 큰 것이 일반적이다. 그것은 바로 8음목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간은 산소저장소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것은 3양목의 성격을 보여주는 셈이다. 혹은 간을 음목으로, 담을 양목으로 분류하기도 하는데, 그것은 나중에 6경락을 언급할 적에 어차피 다루어야 할 것이므로 일단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1水 + 7火 = 8은 화려하면서도 힘찬 모습이요, 2 + 6 = 8은 어두우면서 부드러운 모습을 띠게 마련이다. 그러나 어느 것이든 그 내면은 1 + 2 = 3이라는 강력한 생기가 감돌고 있으므로 木은 다른 5행과 달리 위로 솟는 기운이 강하다. 이와는 달리 같은 水火의 균형을 상징하는 金은 밑으로 내려가는 기운이 더 강하다.

 

목의 맛을 가리켜 ‘신맛(酸味)’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신맛은 ‘시큼하다’고도 하는데, 酸이 ‘산소’를 가리키고 있으니 아무래도 공기 중의 산소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게 좋다. 산소는 우주에서 수소와 헬륨 다음 세 번째로 많은 원소라고 하는데, 이 역시 三수와 불가분의 관계이니 신기한 노릇이다. 공기 중에서는 질소(窒素) 다음으로 많은데, 질소가 78%를 차지하고 산소는 21%를 차지한다고 한다. 시천주를 상징하는 21이라는 숫자와 산소와 木을 연결시켜 생각하면 무언가 일맥상통하는 걸 느끼지 않는가? 산소를 액체 상태로 만들면 푸른색을 띠게 된다는 사실도 ‘산소 = 木 = 靑 = 신맛’으로 본 우리조상들의 지혜가 놀랍지 않은가?

 

산소는 3陽木과 같아서 발랄(潑剌)한 생기를 공급한다. 만약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한다면 인체는 피로한 상태가 되기 십상이다. 그러기에 예부터 ‘식초를 많이 먹으면 몸이 유연해진다’고 하였다. 푸른색은 갑갑하게 묶여 있던 상태에서 벗어난다는 말이다. 그것은 새벽에 어둠을 깨고 태양이 솟으면서 동산에 푸른빛이 돋는 것과 같다. 그러기에 푸른색은 ‘희망’을 가리킨다. 만약 간에 이상이 색이면 희망과 꿈을 잃은 것과 같다.

산소는 자기 자신은 불에 타지

 않으면서 다른 물질이 타는 것을 돕는 조연성(助燃性)이 강하다. 이것은 木生火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러기 때문에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면 안 된다. 바람은 木의 기운을 극대화시켜 木生火를 하기 때문이다. 6기학에서는 風木이라고 하여 궐음(厥陰)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매우 재미있는 표현이다. 자세한 것은 6기학에서 다루기로 한다.

 

인체의 분비물(分泌物)로 말할 것 같으면 3, 8목은 눈물(泣, 淚)에 해당한다. 水는 침(唾)라고 하며, 火는 땀(汗)이라고 했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땀은 열기에 의해 생기지만 눈물은 감정이 솟구쳐서 생긴다. 인체에는 눈물 이외에도 무수한 수분이 발생하지만, 눈구멍을 통해서 나오는 게 눈물이다. 하필이면 눈구멍으로 물이 나오는 것은, 눈과 연결된 장기와 불가분의 관계다. 눈은 간과 직결하는 통로다. 이런 이치에 의해 울어서 생기는 눈물은 木의 작용이라고 한다.

 

木의 냄새를 가리켜 臊(누릴 조)라고 한다. 누린내는 짐승의 고기에서 타는 기름 냄새나 털의 단백질이 타는 냄새를 가리킨다. 비슷한 것으로 노린내라는 게 있는데, 노린내는 木이 아니라 火에 더 가까운 냄새다. 이것도 역시 木生火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한층 솟구치는 상태가 냄새로 나타난 것이다.

 

木을 곡물로 말한다면 보리(麥)다. 보리는 늦가을에 파종을 하여 한 겨울을 지나고 여름에 거두는 곡식인데, 특히 봄의 기운을 많이 간직한다. 보리는 차가운 성질이 많기 때문에 한 여름에 보리밥을 고추장에 비벼서 먹는데, 보리의 차가운 성질은 사실 봄의 지나면서 몸에 배게 된 것이 아닐까? 봄을 화창하다고만 생각한다면 그건 오산(誤算)이다. 왜냐하면 봄은 비록 노쇠한 상태이지만 8陰木이라는 음기운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봄을 화창하다고 하는 것은 내면에서 3陽木의 기운이 올라오기 때문이지만, 8의 기운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그러기 때문에 색깔도 냉기가 남은 푸른색이라고 하게 된 것이다.